미팅만 했을 뿐인데 퇴근 시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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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엔 미팅과 매니징에 허덕이고, 실무는 야근으로 겨우 쳐내고 있다면? 매니징과 실무의 밸런스를 찾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 시간 관리가 안 되는 건 업무 분배가 안 되기 때문! 꼭 필요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법
  • 애플의 리더들이 활용하는, 표 하나로 리소스를 관리하는 방법

저자 Mark

데이터 분석 컨설팅 회사 임원 출신. 브런치에서 직장 생활 관련 글 연재 중 > 프로필 더보기

2년 차 최 팀장. 그는 주 3일 이상 야근한다.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첫 3개월은 적응 기간이라 생각하고 야근을 각오했지만 어느새 야근 생활은 1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팀원보다 일찍 출근해 업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데도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여전히 업무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그가 일에 집중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팀원, 임원, 타 부서 팀장, 외부 에이전시 가리지 않고 최 팀장을 찾는다. 그 역시 초보 팀장 소리가 듣기 싫어 팀원을 수시로 불러 업무 현황을 파악했다.

 

많은 팀장과 중간 관리자가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팀의 모든 일을 챙기고 싶지만, 몸은 한 개뿐이니 시간도 에너지도 한정돼있다. 그 많은 일을 혼자 다 하려다가 본인이 업무에 병목이 되기도 한다.

 

팀장 레벨이 되면, 주니어 때처럼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다'는 마음이면 안 된다. 정말 훌륭한 것을 해내기 위해 그저그런 좋은 일들에 투자하는 시간은 아껴야 한다. 즉, 시간 관리가 되려면 한정된 리소스를 업무에 제대로 분배해야 한다. 이번 아티클에서 팀장과 팀원, 회사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팀장의 업무 분배법'을 소개하겠다.

애플의 재량적 리더십 모델 적용하기

잠시 애플 얘기를 해보려 한다. 스티브 잡스가 1997년 복귀한 이후 애플의 리더십은 '깊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담당 기능의 디테일에 집중하고, 협력적인 태도로 토론할 줄 아는 리더'로 대표되었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급성장과 급증하는 직원들로 인해 기존 리더들은 더 많은 일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 그들이 관리해야 하는 디테일 한 업무가 많아졌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업무를 계속해서 맡아야 했다.

 

이에 변화가 필요했고, 애플이 찾은 답은 '재량적 리더십(discretionary leadership)'이었다. 이 리더십 아래 애플은 지난 20여 년간 혁신과 성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재량적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들이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지 결정할 수 있는 많은 재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에서 이야기한 최 팀장의 경우라면, 자신의 업무에 특성을 구분해, 어떤 업무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지를 결정할 재량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애플은 이 재량을 리더에게 온전히 주고 있다. 국내 회사 팀장의 경우 애플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팀 내 업무 관련해서는 충분한 재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재량적 리더십 모델을 적용하는 데 큰 걸림돌은 없다.  

 

재량적 리더십을 적용해보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 Step 1. 자신의 업무를 재량적 리더십 모델의 4개 박스와 매칭하기
  • Step 2. 4개 박스별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 추산해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해결하기

1단계. 박스별 업무 매칭

첫 번째 스텝. 리더는 자신의 업무 리스트를 나열하고, 아래 4분면을 활용해 구분한다.

출처: Mark / 제작: 퍼블리

4분면을 구분하는 기준은 해당 분야에서 전문지식이 높은지 여부와 디테일에 깊숙이 개입하는지 여부다.

  • 담당업무 박스(owning box): 리더가 충분한 전문지식을 갖고 디테일에 깊숙이 개입해야 하는 업무로, 리더가 직접 수행하는 핵심 업무다.
  • 교육업무 박스(teaching box): 리더가 충분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만, 디테일에 깊숙이 개입할 필요가 없는 업무로, 수행 가능한 직원에게 지침과 피드백을 주며 이관하는 업무다.
  • 학습업무 박스(learning box): 리더가 향후 디테일에 깊숙이 개입해야 하는 업무지만 현재 리더의 전문지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분야의 업무로, 학습한 이후에 담당업무 박스로 이동하게 되는 업무다.
  • 위임업무 박스(delegating box): 리더가 전문이 아닌 분야로, 필요한 역량을 가진 직원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고 리더는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 정도만 하는 업무다.

2단계. 박스별 투입비중 파악 및 개선점 찾기

두 번째 스텝은 4개 박스별로 자신이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을 추산하는 것이다.

 

일단, 본인의 최근 한 달 치 캘린더에 기록된 업무에 투입된 시간을 계산한다. 그리고 해당 업무가 첫 번째 스텝에서 구분한 4개 박스 중에 어디에 해당하는지 살펴, 박스별로 투입된 총 시간을 계산한다.

 

다음으로 전체 업무 시간 대비 박스 별로 투입된 시간의 비중을 백분율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한 달 업무 시간이 160시간이라고 했을 때, 학습업무 박스에 해당하는 업무에 투입한 시간이 24시간이면 15%(24/160)다.

 

이렇게 하면 한눈에 내 리소스가 어느 영역에 얼마나 쓰이는지 파악할 수 있다. 현재 내 상황이 회사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최적의 조합인지, 동떨어져 있다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살피고 개선할 수도 있다.

 

각 박스에 대한 황금 비율은 없다. 회사가 속한 산업군, 리더가 맡은 비즈니스, 그리고 시기적으로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애플의 경우는 어떨까? 애플의 리더들은 시간과 노력의 대부분을 담당업무 박스와 학습업무 박스에 있는 업무에 할애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담당 리더는 담당업무 40%, 학습업무 30%, 교육업무 15%, 위임업무 15%의 비중을 이상적이라고 본다. 담당업무 박스와 학습업무 박스에 전체 업무 시간의 총 70%를 투자한다. 이와 비교해 국내 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직원들을 관리하는 위임업무 박스의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담당업무 박스와 학습업무 박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야 한다. 이 두 박스는 누군가에게 위임하지 않고 본인이 수행하는 업무다. 팀장도 팀장인 동시에 성과를 내야하는 직원이다. 따라서 팀원을 관리하는 일도 마땅히 해야 하지만, 팀장이라는 포지션에 맞게 회사와 자신의 성장에 직접 관련 있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이와 반대로 위임업무 박스와 교육업무 박스의 비중이 높다면 박스들의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재량적 리더십 모델 적용해보기

재량적 리더십 모델을 업무에 활용했을 때, 아래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