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퍼블리에서 일하기 시작했나

👉 본 아티클은 2021년 8월 18일 퍼블리 타운홀 미팅에서 열린 최효정님의 스피치 '나는 왜 퍼블리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일하고 있나'를 토대로 제작되었습니다.

저는 세 번째로 "나는 왜 퍼블리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일하고 있나" 발표를 하게 된, 콘텐츠 매니저 최효정입니다. 가볍게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ㅎㅎ

 

저는 대학교 때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는데요. 그때부터 광고홍보보다는 글 쓰는 쪽으로 흥미가 있었어요. 블로그나 브런치에 취미 삼아 글을 써서 올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때는 이걸로 밥을 벌어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못 했고 취미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일단 전공을 살려 취업해야겠다, 그래야 승산이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졸업 후 홍보대행사에 들어갔습니다.

 

홍보대행사에서는 2년 정도 일했는데, 그때 제 인생의 암흑기가 열립니다...

모든 대행사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성과를 내기 위한 일이 아니라 '일을 위한 일'이 많았거든요. 그렇게 2년을 보내다가, 결과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저랑 안 맞는다고 판단해서 퇴사를 했어요.

 

퇴사하고 나서, 다음에 회사를 선택할 때는 이 3가지는 꼭 고려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째, 내가 흥미를 느끼는 '글 다루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 2년 동안 내 관심사랑 먼 일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으니, 이번엔 제가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둘째, 글이 좋긴 하지만, 최소한의 월급은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사실 잡지사 에디터 같은 곳도 알아봤는데, 글로 밥 벌어먹고 살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셋째, 외부 영향이 적은 곳이면 좋겠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아무래도 일의 특성상 대행사에 있을 때는 제가 열심히 해도 클라이언트의 결정에 따라 다시 제로베이스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계약이 끝난다든지, 담당자가 바뀐다든지... 제 판단에 따라 일하기보다는 클라이언트의 결정을 마냥 기다려야 할 때가 많았고요. 그래서 다음 번엔 외부의 영향을 좀 덜 받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근데 이렇게 꼽고 보니, 소름 끼칠 정도로 3가지의 교집합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3개월 정도 일 없이 지내다가, 퍼블리에서 EM(Editing Manager) 공고가 뜬 걸 봤어요. 그 공고를 보고 '교집합을 찾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을 편집하는 일이었고, 자체 앱이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콘텐츠 업계는 대부분 광고 수입으로 매출이 유지되는 BM이 많은데, 저는 그 모델이 좀 불확실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광고주가 광고를 빼버리면 매출이 휘청거리고, 콘텐츠를 만들 때도 광고주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그만큼 독자 입장에서 콘텐츠의 매력은 점점 떨어질 테고요.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업계라고 생각한 거죠.

 

근데 퍼블리는 '고객 중심'을 강조하는 회사였고, 자체 앱에서 유료 구독 모델을 BM으로 삼고 있었어요. 그런 수익구조가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퍼블리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지금 퍼블리에서 일하고 있나

EM으로 입사하고 나서는 글 편집 같은 콘텐츠 제작 뒷단의 일을 많이 했어요. 근데 그러다 보니 좀 더 앞단에서 콘텐츠 기획에 관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입사 후 1년 쯤 됐을 때 CM으로 직무를 바꿨어요. 그리고 2021년 7월부터는 멤버십 콘텐츠 제작을 총괄하는 콘텐츠 스쿼드 리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스쿼드 리더로서 한 달 반 정도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내가 잘할 수 있을까"였어요.

 

왜냐하면, 저는 원래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거든요. 야망도 별로 없고, 저의 커리어나 미래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아왔는데 리더를 맡으라고 하시니 간장종지만 한 작은 그릇에 고봉밥을 턱 올리는 느낌이었어요. 나한테 좀 벅찬 일 아닌가 싶은 거죠.

사실 내 능력에 대한 의심은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어요. 어느 날은 '그래 나도 해낼 수 있어'라고 생각하다가도, 또 다음 날은 모든 게 제 역량 밖인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 퍼블리에 다니고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봤어요.

 

EM 실무, CM 실무를 할 때 계속 뭔가를 시도해보고 레슨을 쌓고, 그 레슨을 적용하며 나아간다는 점이 좋았는데요. 지금도 규모는 커졌지만 시도하고 레슨 쌓고 개선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게 저랑 잘 맞다고 느끼고요.

 

그래서 리더라는 직함이 저에게 챌린징한 건 맞지만, 동시에 그만큼 동기부여도 되고 열심히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어떤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하면 손을 내밀어줄 분들이 주변에 많아요. 이것 또한 제가 퍼블리에 계속 다니는 큰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건 다운 CM의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좋아서 캡쳐해둔 건데요. 올림픽 여자배구 한일전이 끝나고 올라온 글이에요.

승리의 경험뿐만 아니라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어쨌든 경기는 계속된다는 것, 최선을 다해도 질 수 있다는 것,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며 노력이 결과를 꼭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 패배를 받아들이고 항상 다음을 생각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여자들이 팀스포츠를 해봐야 한다.

이걸 보면서, 저도 퍼블리에서 계속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크고 작은 성공의 경험치를 쌓고 있다는 것,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리가 하는 일은 계속된다는 것, 시장과 독자들은 굉장히 냉정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도 그만큼 좋은 결과가 뒤따르진 않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항상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등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을 퍼블리에서 배우고 있기 때문에 제가 계속 퍼블리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리더가 된 지 한 달 반 된 저는 요즘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는데, 시행착오를 지켜보고 도와주시는 팀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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