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들었어? HYBE가 말이야!

이런 분들에게 이 글을 추천합니다

  • 하이브의 비약적 성장 배경과 요인이 궁금한 분
  • 방송사, 기획사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관심 있는 취준생
  • 글로벌 음악 산업의 발전 방향에 관심 있는 분

저자 소개

하이브에 재직 중인 8년차 엔터업계 종사자이다. K-POP 중심의 팬덤컬처 및 공연예술 업계, 음악 산업과 페스티벌, 나아가 미술/영화/도서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HYBE의 '시총 1위'가 특별한 이유 

[콘텐츠 발행일: 2021.08.19]

 

하이브(HYB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21년 3월 30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명을 바꾸고 사옥 이전까지 마치며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리브랜딩을 주도한 사람이 SM엔터테인먼트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 민희진 CBO였다는 점, 꼭대기 층에 있는 사내 카페가 '프릳츠'라는 점, 또 '구내식당 밥맛이 좋다'는 점 등 회사의 일거수일투족이 이슈화되었다. 

 

하지만 하이브가 주목받는 이유가 비단 이런 이유 때문일까?

 

2020년 10월, 하이브는 13만5000원의 공모가로 상장했다. 그로부터 약 10개월이 지난 지금, 주가는 2.5배 상승했다. 시총 12조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며 '엔터테인먼트업계 시가총액 1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 어디까지를 엔터테인먼트업계냐로 보느냐에 따라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서는 국내 대형 기획사와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기준으로 한다.

 

이른바 '3대 기획사'라 불리는 SM, JYP, YG의 시총은 각 1조5000억 수준으로, 하이브와 8~10배 이상 차이 난다. 또 명실상부 종합 엔터테인먼트사(이하 '종합 엔터사') 1위였던 CJ ENM과 그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시총을 합쳐도 하이브보다 낮다.*

* 2022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계획대로 상장하면 역시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시총을 약 20조원으로 추정한다.

 

참고로 대형 방송사 중 유일하게 상장한 SBS의 시가총액도 1조원 정도다. JTBC의 산하 제이콘텐트리 역시 6000억 정도의 규모다. 그러니 '하이브 12조원'의 상징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21년 8월 12일 기준 주요 엔터사 시가총액 ⓒ네이버금융

하이브의 성과가 특별한 이유는 이 회사의 성취가 음악이라는 단일 카테고리로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CJ ENM이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와 같은 종합 엔터사처럼 방송, 영화, 공연 등에 다각화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 음악만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종합 엔터사 이상의 밸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하이브는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연예기획사로 출발했다. 다른 기획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시작이었다. 하지만 하이브만의 인사이트와 전략을 바탕으로 비교적 후발 주자였음에도 음악 비즈니스에서 괄목할 결과물을 일궈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문화예술계에 불어닥친 혹한에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며, 오히려 이 시기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아래는 하이브가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이뤄낸 행보다. 

이 결과 하이브는 2021년 2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56%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23%가 증가했다. 

HYBE를 캐리하는 '콘텐츠'와 '플랫폼'

드넓은 잔디밭과 지금 이 순간에만 만날 수 있는 라이브 공연. 사람들은 떼창과 군무를 즐기고 맥주를 마신다. 코로나 이전, 그때를 기억하는가?

 

글쓴이 또한 봄이면 '뷰티풀민트라이프',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서 말랑한 감성을 좇았고, 여름이면 '펜타포트락페스티벌', 'EDC(Electric Daisy Carnival Korea)'에서 밤새 사람들과 부대끼며 뜨겁게 내달렸다. 가을이면 '서울재즈페스티벌'과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돗자리를 펴고 낭만을 마셨다. 추억과 감동이 가득한 페스티벌을 우리는 사랑해 마지않았다. 

 

하지만 사업적으로 이런 페스티벌은 '별로'다. 고정비가 상당히 높은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티켓이 얼마나 팔리느냐와는 무관하게 일단 개최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주요 고정비 항목 

1. 아티스트 섭외 비용 

페스티벌의 개성을 드러내는 아티스트와 티켓 파워가 높은 아티스트를 섭외해야한다. 한국은 봄과 가을에 페스티벌이 많이 열리기에, 타 페스티벌보다 빠르게 아티스트를 선점하는 일이 중요하다. 
 

2. 대관 비용 

페스티벌은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하는 비즈니스다. 관객이 붐빌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공연장은 커야 하고 접근성은 좋아야 한다. 대표적인 장소가 잠실 올림픽경기장이다. 이런 곳을 대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3. 프로덕션 비용 

무대 제작과 연출 그리고 운영에 필요한 비용 일체이다. 음향장비부터 스크린, 카메라 등 고가의 장비가 대거 투입된다. 상당히 노동집약적인 일이기에 인건비 비중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