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숫자를 만드는 뇌 속 비밀통로

이 글은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숫자의 비밀이 궁금한 분
  •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한 가격 책정을 고민하는 마케터
  • 일상 속에 숨어있는 숫자 마케팅의 사례가 알고 싶은 분

저자 김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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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으며, 소비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선택하는지에 대하여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그 이전에는 LG 생활건강에서 인터뷰와 설문을 통한 소비자 연구와 트렌드 분석을 했습니다.

모든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루이비통이나 샤넬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우리 가방을 들면 멋지고 근사해 보인다'라는 메시지로, 볼보는 '우리 차를 타면 안전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로 소비자를 설득한다. 

 

하지만 마지막 열쇠는 소비자에게 있다. 마케터에게 받은 메시지를 해석하고 판단해 결정을 내리는 건 결국 소비자니까. 마케터가 브랜드와 맞지 않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낸다면 광고비 100억 원을 쓴다고 해도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마케터가 보내는 수많은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처리하는 걸까? 

 

소비자의 머릿속에는 가격, 광고 메시지 등의 마케팅 정보를 빠르게 해석하는 특별한 비밀 통로가 있다. 소비자가 수많은 광고 정보 속에서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이 비밀통로 덕분이다. 뇌의 비밀통로를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결정한다. 

 

샤넬 가방을 사러 가면서 대단한 통계 기법과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샤넬의 브랜드 가치를 계산하는 소비자는 없다. 실제 가죽의 원가와 장인의 인건비를 알아보는 사람도 없다. 소비자들은 자동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샤넬의 브랜드 가치를 이해하고 설득당한다. 샤넬 가방의 가격과 매장 앞의 긴 줄, 백화점 내에서의 매장 크기 등의 정보를 활용해 샤넬의 가치를 빠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이런 뇌의 비밀통로를 심리학과 경제학에서는 휴리스틱(heuristics)*이라고 부른다. 효과적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고 싶은 마케터라면 이 비밀통로를 잘 이해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는지 정확히 이해한다면 같은 비용으로 더욱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테니까. 

* 인간은 한정된 자원으로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일상의 선택에서는 규범적 정보를 이용해 선택의 지름길을 이용한다는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