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가 왜 매니저 커리어를 고민해야 하는가
※ [퍼블리 제품을 함께 만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찾습니다]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 본 콘텐츠는 '우리 팀 엔지니어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요... - 박신영 프린시펄 엔지니어'에서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재용: 안녕하세요, 저는 퍼블리의 멤버십 트라이브에서 테크 리드(Tech Lead)를 맡고 있는 정재용입니다. [정재용 님의 커리어리 프로필 보기]
'테크 리드'라는 직함도 그렇고, '매니저'도 그렇고 퍼블리 입사 후 처음 해보시는 일이라고 들었어요. 이전에는 '매니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재용: 제가 그동안 봐왔던 매니저나 팀장의 주된 역할은 유관 부서와 협의해서 팀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받아오고, 정해진 일정 안에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팀원들에게 적절히 업무 분배하는 거였어요. 그 과정에서 위로부터는 일정 압박을 받고, 아래로부터는 갖은 불만을 듣는 자리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역할을 굳이 일찍부터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냥 어느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하고 있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던 거죠. 마치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현역으로 활동하다가, 전성기가 지나면 은퇴 후 코치나 감독으로 전환되는 것처럼요.
승국: 보통 우리나라의 기업문화에서 '매니저'가 된다는 건 그냥 계급이 올라가는 거잖아요. 하지만 퍼블리에서 매니저는 '내가 매니징하는 사람(report)'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케어하는 역할이에요. 자기를 케어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업무 성과를 위해서나 멘탈 관리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거든요.
엔지니어가 매니저 역할을 맡는다는 게 생소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IT기업에는 엔지니어가 제일 많거든요. 회사 입장에서는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최근 조직관리 관련해서는, 경영학이 아니라 엔지니어링 쪽에서 훨씬 큰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엔지니어들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테크 리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재용: 테크 리드는 '미니 CTO'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 엔지니어들의 헤드 역할을 하는 거죠. 엔지니어 실무자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급한 태스크를 처리하고, 팀 내 다른 부서와 커뮤니케이션도 맡아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아키텍처를 고민하거나 기술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도 테크 리드의 역할이고요.
퍼블리에서 '매니저(테크 리드)'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떠셨어요?
재용: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입사한 지 반 년이 채 안된 시점에 제안을 받았는데, 제가 매니징해야 하는 분들은 입사 2~3년 차 되는 분들이었거든요. 상대적으로 퍼블리 제품에 대한 파악이 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어요. 커리어적인 부분에서도, 매니저를 시작하게 되면 개발에 100% 투자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좀 되더라고요.
한 번 해보고 정 안 맞으면 다시 엔지니어로 일하면 된다는 얘기에 '까짓 거 해보지 뭐'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특별히 뭔가를 기대하고 시작한 건 아니고, '매니저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를 믿고 제안해준 것에 대해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해본 적이 없는 일인 만큼, 나랑 잘 맞을지도 궁금했고요.
다행히 매니저 역할에 적응하기 위한 온보딩 과정도 있고, 매니저에게도 또 매니저가 있다는 점에서 혼자 헤매지 않을 수 있었어요.
매니저(테크 리드) 역할을 맡게 되면서 새롭게 얻게 된 역량/스킬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재용: 처음 제안받았을 땐 '개발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테크 리드로서 내리는 의사결정이나 아키텍처에 대한 고민들이 기술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피플 매니징(people managing) 측면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이전에 비해, 리포트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파악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이 사람의 장단점이 뭔지, 어떤 부분에서 성취감을 느끼는지, 고쳐야 할 습관은 없는지... 사람은 다 다르기 때문에 매니징하는 방식도 다 달라야 해요. 정답이 없는 문제죠. 그래서 더 어렵지만, 리포트들이 성장할 때 저 역시 성취감을 크게 느껴요.
과거엔 내 업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지금은 업무 프로세스, 협업의 효율성 등 '팀으로 일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개선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어요.
승국: 혼자 만들 수 있는 결과물에는 한계가 있어요. 1인 회사가 100인 회사, 1000인 회사와 경쟁해서 이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게 축구랑 기업의 차이예요. 축구는 한 팀에 11명으로 정원이 정해져 있는데, 기업은 더 많은 팀원을 뽑을 수 있거든요. 각자 자기 포지션에서 자기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수만 있다면, 팀원이 많을수록 성과는 극대화됩니다.
그래서 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보통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막상 일해보면 이게 엄청 레어한 스킬입니다. 사실 기계랑 일하는 게 편하지, 사람 대 사람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건 피곤한 일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들은 그 피곤하고 힘든 일을 해내고 있는 거죠.
따라서 매니저로서의 역량을 쌓는다는 건, 내 밸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큰 회사에서 매니저를 뽑을 때도 몇 명까지 매니지먼트 해봤는지, 관리할 수 있는 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꼭 물어봅니다.
지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퍼블리의 제품조직이 '엔지니어로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재용: 본인이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퍼블리에서는 기본적으로 엔지니어 개개인의 역량을 높여야 제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엔지니어의 스터디 문화를 장려하고 이를 업무의 일환으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엔지니어 출신이 CTO로 있는 만큼 기술 이해도가 높은 의사결정이 내려져요. 예를 들어, 요즘은 새로운 기술 스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7주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데요. 보통 단기적인 성과만 쫓는 조직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만큼 기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 면접을 잘 보려면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승국: 사실 엔지니어에게 면접 때 엄청 유려하게 말하는 걸 기대하진 않아요. 면접은 완전히 '동기 커뮤니케이션'인데, 저희 조직의 엔지니어는 문서나 툴을 활용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하니까요. 애초에 말을 잘하는 게 중요하진 않으니 그거에 대한 부담을 갖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신영: 아무래도 코딩 테스트가 중요하겠죠. 그렇다고 난이도가 엄청 높진 않아요. 문제를 어렵게 내려면 낼 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 정도 난이도의 업무는 거의 없거든요. 다만 같은 문제를 풀더라도 푸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서 실력차가 보입니다.
신입의 경우, 얼마나 빨리 배울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새로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얼마나 빨리 학습해서 해결할 수 있느냐. 일종의 문제해결력이죠.
마지막으로 지원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신영: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해 줄 사람이 아니라, 제품을 함께 만들 엔지니어를 찾고 있습니다.
재용: 단순히 기능만 구현하는 게 아니라 제품과 비즈니스에 대해 고민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성장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승국: 요즘 면접 볼 때 아쉬운 점은, 너무 기술적인 부분만 보고 지원하는 분들이 많다는 거예요. 이 회사에 대해 너무 모르는 거죠. 코딩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슨 서비스 하는 회사인지,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등 우리 비즈니스의 목적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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