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알기'보다 중요한 건 '트렌드 해석하기'

이런 분들께 이 글을 추천합니다.

  • 마케터·기획자·에디터라면 트렌드에 밝아야 하는데, 언제까지 트렌드를 쫓아갈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자주 드는 분
  • 마케터·기획자·에디터로서 내 취향을 대중의 입맛에 맞게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분
  • 마케터·기획자·에디터로서 수집한 트렌드 관련 자료를 어떻게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인 분

저자 전은경

디자인 &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전문가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월간 <디자인>에서 기자, 편집장, 디렉터로 일하며 국내외 디자이너와 건축, 산업계 인사를 인터뷰하고 다양한 디자인 영역과 트렌드에 관한 기사를 쓰고 기획했다.

항상 트렌드를 살피고 주목할 만한 이슈라고 생각하면 기사로 기획하여 한 권의 잡지로 완성하는 일을 매달 해왔다. 17년 동안 200번 이상 잡지 마감을 하며 무엇이 트렌드이고, 어떤 것이 유용한 콘텐츠인지 발굴하는 훈련을 해온 셈이다.

 

기자·편집장이라는 직함 덕분에 많은 정보에 열려 있었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났으며, 밀라노 디자인 위크와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같은 세계적인 디자인 행사와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사실 트렌드라는 말에 붙어 있는 호들갑이나 유난함을 싫어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트렌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의 욕망을 이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트렌드와 관련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두 개 있다. 첫 번째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한 말이다.

트렌드를 읽는다고 100%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100% 실패는 보장한다.

두 번째는 저널리스트 로버트 위더(Robert Wieder)가 한 말이다.

누구나 옷가게에서 유행을 파악하고 박물관에서 역사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창조적인 사람은 철물점에서 역사를 읽고 공항에서 유행을 파악할 수 있다.

트렌드는 예언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분석이다. 관건은 트렌드를 아는 것 자체가 아니라, 트렌드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편집하느냐일 것이다. 이것은 곧 콘텐츠 기획의 시작이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잘' 읽는 법

대부분의 현대인은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온갖 광고 메시지, 시각적인 정보, 이야기 속에 묻혀 산다. 과연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디자인이나 아이디어가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크리에이터들은 '어디서 본 것 같은' 콘텐츠를 피하고자 자기 자신과 지난한 싸움을 벌인다. 미국의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맥키(Robert McKee)는 상투적인 콘텐츠가 나오는 원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 안의 세계를 제대로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설정한 세상에 대한 충분한 지식 없이 일을 시작하다 보니 금세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설정이 비슷한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참고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어디서 본 듯한 결과물이 또 하나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는 "10배 이상 더 쓰고 그중 90%를 버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이런 통속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통속성을 피하려면 책을 포함한 전문 분야의 여러 매체를 가능한 많이 접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이를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까?

 

1) 목차와 헤드라인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