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짓눌렀던 지독한 실패의 끝

Curator's Comment

구글에 들어가려면 일단 원어민 수준의 영어는 기본이고, 고등학교 조기졸업에, 집에는 차고가 있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를 말렸어야 했다> 저자 조용진 님의 상세한 입사 후기를 들어보니 구글에 들어가는 방법은 쉽다, 어렵다의 문제라기보다는 뭔가 '다르다'에 가까워 보입니다.

 

저자는 평균 이하 스펙의 대학생이었지만 인류의 삶을 바꾼 기업, <포춘> 선정 기업 브랜드 가치 세계 1위 기업인 구글에 과감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해냈습니다.

 

토익, 토플, 컴활 등 남들도 다 하는 뜬구름 잡는 스펙 쌓기로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계신가요? 끝이 아닌 시작이 될 취업이라는 무대에서,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을 채우기 위한 스펙보다 내 인생 설계에 구체적인 맥락이 되어줄 가치 있는 경험을 원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4월에 발간된 <누군가는 나를 말렸어야 했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순전히 우연이었다.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십을 같이 했던 동기 한 명이 구글코리아에 입사했는데 그 팀에서 직원을 더 채용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구글도 신입사원을 뽑아?

유튜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직전이어서 사람들은 구글코리아의 사무실이 국내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구글이 어떤 회사인지, 또 어떤 포지션을 뽑는지 궁금해서 먼저 입사한 동기를 만났다. 그러고는 단숨에 그 새로운 세계에 사로잡혔다. 그렇게 나의 구글 입사기가 시작되었다.

 

지원 절차는 시작부터 모든 것이 굉장히 낯설었다. 이력서를 제출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처음 보는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한 통 왔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구글의 채용담당자였다.

 

갑자기 외국인한테서 국제전화가 오니 겁부터 덜컥 났다. 혹시 잘 알아듣지 못할까봐 황급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질문에 하나씩 대답했다. 그 후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각 50분씩 총 네 번의 면접을 봤다. 면접에서는 크게 네 가지 부분을 살펴보았다.

 

1. 리더십(leadership)

2. 지원 분야에 대한 지식과 역량(role-related knowledge)

3.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general cognitive ability, 이하 GCA)

4. 구글 문화와의 적합성(Googleyness)

 

1번은 일반적인 다른 회사의 질문 항목과 비슷했고, 2번은 면접을 보기 전에 구글의 투자자 참고자료(IR)를 읽어보거나 뉴스를 찾아보면서 따로 공부를 해야 했다.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3번이었다.

내년까지 사업 A의 매출을 두 배로 만들고 싶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당신이 브랜드 B의 마케팅 담당자라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싶은가

이런 질문에 단순히 아이디어를 나열하는 것보다 논리적으로 왜 이 해답이 최선책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4번은 다양성과 팀워크, 불확실성 속에서도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하려는 정신, 그리고 기업 이익보다 사용자의 편익을 고려하는 태도 등 구글의 독특한 기업 문화와 지원자의 궁합이 잘 맞을지를 살펴보는 과정이었다.

 

이런 네 가지 질문에 대해 논리적으로 대답을 잘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하지만 면접들을 거치면서 놓치기 쉬운 디테일을 고려하는 것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직접 만들었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미리 인쇄해 면접 때 지참하면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확실히 전달력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