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오해를 부르는 밀담

[낀 팀장의 일센스]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Curator's Comment

 

저는 중간관리자입니다. 일을 맡겨야 할 후배와 보고해야 할 선배 사이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

주 걱정합니다. 후배가 나를 꼰대라고 생각하지는 않을지, 선배가 날 신뢰하지 않는 건 아닌지. 하지만 걱정만 하는 건 아닙니다. 후배를 잘 이끌고, 선배도 잘 따르는 유능한 중간관리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이 노력의 여정에서 <낀 팀장의 일센스>를 만났습니다. 부제에 눈이 꽂혔습니다. '상사와 후배 사이에서 일 잘하는 리더가 되는 기술.'

 

책에는 대략 스무 개 정도의 기술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후배와 소통하는 법''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법'에 대한 내용을 1, 2편에서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센스 있는' 실용적인 가이드라는 점에서 유용해 보였습니다.

 

후배와 상사 사이에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세상의 모든 중간관리자 여러분께 이 센스 있고 실용적인 가이드를 바칩니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20년 7월에 발간된 <낀 팀장의 일센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상사의 총애를 받는 한 중간관리자가 있다. 그는 업무를 하는 중에 회의실로 불려가 상사와 긴밀히 이야기를 나누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회의실에 다녀온 뒤 대개 그의 입에서는 온갖 정보가 줄줄이 흘러나온다. 조직 개편 소식, 옆 부서에 새로 올 리더에 관한 정보, 사업계획 조정과 같은 고급 정보부터 워크숍 일정, 주간 업무보고 방식의 변경과 같은 소소한 일들까지 말이다.

 

이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상사가 정보를 권력의 수단으로 이용해 자신이 총애하는 직원에게만 공개함으로써 힘을 실어주는 폐쇄적인 정보 활용 방법 중 하나다. 이럴 경우 중간관리자가 상사의 앵무새쯤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깜깜이로 일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중간관리자가 전하는 반 박자 빠른 정보들에 더욱 의지하게 된다.

©다른

피라미드 형태의 위계적 조직에서는 이런 의사소통 방식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와 같은 소통 방식을 구사하는 상사와 함께 일하는 중간관리자는 오히려 난처함을 느끼는 동시에 팀원들의 불안감을 전달받게 된다.

 

무슨 정보든 중간관리자를 통해서 흘러가게끔 할 경우 중간관리자는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상사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조직의 리더가 정보를 독점할 때 팀원들 사이에는 자신들 모르게 뭔가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불안감에 오해가 싹트기 시작한다.

 

자신의 성과 등급을 논하는 건 아닌지, 작년의 성과와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시 자신의 험담을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일으키는 행위가 업무 비효율의 시작이다.

 

리더가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굳이 여러 사람을 거쳐 전달하다 보면 의도치 않은 오해가 생긴다. 정보가 독이 되지 않으려면 가급적 정보의 유통단계를 줄여야 한다.

 

정보를 독점하며 생기는 여러 부작용을 몸소 체험했다면 상사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게 좋다. 어차피 팀 전체에게 전달해야 할 정보라면 팀원을 모두 모아 공개적으로 말씀해주시고, 중간관리자로서 회의 시간에 적절히 서포트를 해드리겠다고 말이다.

 

서포트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회의 중 중지가 모아지지 않거나 본인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상사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다만 리더들만의 논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로 이야기를 나누기로 약속하자. 그것이 팀원들로 하여금 상사를 더욱 신뢰하고 팀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게 하는 길이다.

어차피 언젠간 모두 알게 된다

조직에서 직위가 높아지면 팀원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에 접근할 기회가 훨씬 더 많아진다. 정보의 원천은 정기적인 리더 회의, 리더를 대상으로 발송된 안내 메일, 회사 내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입소문, 의사결정권자만이 접근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등 다양하다.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줄 만한 민감한 정보가 아니라면 가급적 중간관리자는 자신에게 흘러들어온 정보를 조직에 빠르게 공유해야 한다. 공유된 정보는 팀원들과 함께 문제를 인지하고 전략을 모색하고 그 변화에 대처하도록 만들 수 있다.

 

정보를 최대한 공유하는 것이 때로는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조직에 다음과 같은 선례들이 있다면 리더는 정보 공개를 더욱 주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