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은 가격이다

저자 류재언

류재언 변호사는 기업분쟁 및 계약협상 분야에 특화된 협상전문가로서, 하버드로스쿨 협상프로그램(PON)을 수료한 후 비즈니스협상전략그룹(BNSG)을 설립하였다. 이후 '협상력강화 프로그램'을 4~16주 과정으로 개발하여 기업과 정부, 대학의 리더 및 협상 실무자를 위한 워크숍 및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류재언변호사의 협상바이블>이 있다.

가격 결정(pricing)은 사업 성공의 핵심 요인 중 하나다. 문제는, 우리는 한 번도 가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업가들은 철저히 직감과 개인의 경험에 의존해 가격 결정을 해왔다.

 

원가는 얼마 정도 들었나, 희망 영업이익률을 맞추려면 최소 얼마 이상이어야 하나, 경쟁 브랜드의 가격은 얼마인가 정도의 고민만 갖고 시장에 나갔던 것이다. 그렇게 소비자들을 만나면 딜레마에 빠진다. 뭔가 팔수록 손해보는 것 같고, 그렇다고 확 질러서 높게 가격을 설정하자니 안 팔릴 것 같아 소심해지는 딜레마다.

 

하버드 대학교 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가격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고 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은 월 2900원에 '로켓와우'라고 하는 차별화된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넷플릭스는 사용기기의 숫자에 따라 월 9500원부터 1만 45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고객을 유인한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플랫폼 내에서의 거래 수수료율을 판매가의 몇 퍼센트로 책정할지 고심하며, 반대로 고객들은 가성비를 따져가며 신중하게 구매를 결정한다.

 

사실,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은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가격 책정을 잘못하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해 판매저조의 늪에 빠지거나, 많이 팔고도 오히려 손해를 본다.
  • 가격 책정을 잘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의 두 마리 토끼를 알차게 확보한다.

가격 결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그의 저서 <프라이싱>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