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유저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의 카피는 무엇이 다를까요?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대학내일 콘텐츠 팀에서 7년 동안 다양한 브랜드의 콘텐츠를 기획해 온 저자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전 카피 스킬을 전수합니다.
  •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 시점에서 가장 트렌디한 SNS 카피 사례를 풍부하게 담았어요.
  • 배운 내용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예문과 연습 문제가 수록된 '카피 익힘책'을 제공합니다.

저자 서준원 > 프로필 더 보기

대학내일 디지털콘텐츠팀 소셜미디어 콘텐츠 디렉터

'3초 법칙'을 아시나요? 상대에 대한 이미지가 결정되는 시간이 단 3초에 불과하다는 법칙으로, '첫인상 효과'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SNS에서도 3초 법칙은 유효합니다. 독자들은 우리의 콘텐츠를 계속 볼지, 안 볼지를 약 3초 안에 결정하기 때문이죠. (사실, 제 생각엔 1초 같기도 합니다.) 특히, 피드의 수많은 콘텐츠를 빠르게 훑어내는 SNS 유저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든 눈길을 잡아끌기 위해 노력해야 하죠.

 

저는 콘텐츠 강의를 할 때,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장 기본적이고 손쉬운 방법이 카피라이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콘텐츠를 소비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가장 먼저 텍스트부터 찾기 때문입니다.

 

친절하고 재미있는 카피의 광고 콘텐츠가 주목을 받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은데요. 생각보다 매력적인 카피를 쓰는 건 쉽지는 않습니다.

 

시중 도서를 참고하려고 하면 텔레비전 광고 전반을 다룬 책들이 대부분이라서 SNS 콘텐츠를 기획하는 실무자들이 참고하기엔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 많습니다. SNS 전문 서적을 살펴봐도 카피보다는 전략이나 기본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 대부분이라, 콘텐츠 카피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에 대해 다루는 도서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SNS 콘텐츠를 제작할 때 써먹기 좋은 실전 카피라이팅 스킬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7년 동안 여러 브랜드의 콘텐츠를 기획하며 작성해온 카피라이팅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 반응이 좋았던 카피와 그 이유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래 아티클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시고, 바로 이어지는 워크북을 통해 적용 연습까지 해보세요! 유의미한 독자들의 반응을 부를 수 있는 카피를 작성하게 되실 겁니다.

 

이 글은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느낌에 의존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카피라이팅 하고 싶은 SNS 운영자: 몇 초 안에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아야만 하는 SNS 콘텐츠 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좋은 카피라이팅을 작성할 수 있는 실전 스킬들을 공개합니다. 후루룩 읽고 실전에 적용해 보세요!
  • 후킹한 카피라이팅에 자신 없는 콘텐츠 마케터: 아무리 생각해봐도 진부한 문구만 떠올라서 오늘도 그냥 뻔한 유행어를 갖다 쓰진 않았나요? 유행어나 밈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콘텐츠 카피라이팅만 해왔다면 이 아티클을 통해 유잼 카피 쓰기 연습을 시작해 보세요.

[스킬 1] 문장부터 다르다 - 줄이고, 자극하고

1. 문장 다이어트하기

1) 짧은 호흡에 맞게 분절하기

우리가 365일 다이어트를 외치듯 콘텐츠 카피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SNS 콘텐츠에 들어갈 카피는 30자 내외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책에서 글자를 마주할 때와 달리 SNS에서 긴 문장을 읽는 것에 인색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길다 싶으면 가차 없이 피드를 내려버리기 때문에 SNS에서는 30글자 내외로 카피를 구성하고 배치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30자 내외라고 하니 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생각보다 짧습니다. 아래 예시를 한 번 볼까요?

ⓒ처음처럼

이 콘텐츠에서 사용된 글자는 총 32자, 저는 이 한 문장을 의도적으로 3개로 분절해 하나의 콘텐츠로 구성했습니다. 32자라도 한 번에 읽기엔 여전히 기니까요.

 

저는 이렇게 문장을 짧게 자르기 전에 스토리텔링을 먼저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에 맞게 한 문장의 카피로 자르고, 문장을 다시 분절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아래 예를 들어 설명해 드릴게요.

Before

스토리텔링

> "겨울 찬 바람이 불어올 때면, 집에서 끓인 뜨끈한 홍합탕 안주에 소주 한 병을 기울이곤 해. 소박한 조합 하나로 겨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지."

 

After

1) 겨울은 말이야~

2) 집에서 끓인 뜨끈한 홍합탕과

3) 소주 한 병만으로 설레는 계절이야

사람들이 SNS에서 긴 글을 읽기 싫어한다는 것을 전제로,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도록 한 문장을 세 덩어리로 분할 배치했습니다. 유저들과의 친숙도를 높이기 위해 문장은 구어체로 바꾸었고요.

 

단어는 가급적 일상어를 사용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을 위해 짧은 문장으로 바꾸고, 다시 문장을 분절한 1줄 카피로 많은 유저의 공감 댓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불필요한 조사, 부사 줄이기

마크 트웨인은 "글에서 '매우', '무척' 등의 단어만 빼면 좋은 글이 완성된다"라고 했습니다. SNS 광고 콘텐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카피를 짧게 쓰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문장에서 조사와 부사를 걷어내는 일입니다.

 

문장이 길어지고, 읽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내용 없이 예쁜 어휘로 치장했거나, 구구절절 미사여구로 치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어체 문장을 흔하게 사용하는 SNS 콘텐츠 특성상 조사나 부사 등 문장에 불필요한 요소들이 붙을 가능성이 크죠.

 

그렇기에 가능한 한 담백하게 카피를 작성한 후에 꼭 필요한 미사여구나 문장 기호만 추가해보세요. 문장이 훨씬 깔끔해질 겁니다.

Before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은 자리마다, 늘어지게 하품하며 잠을 청하는 고양이들이 가득한 고양이 섬

 

After

햇살이 내린 곳마다 쉬어가는 고양이로 가득한 섬

 

2. 의문형 카피로 독자와 밀당하기

콘텐츠 카피를 의문형으로 작성해 유저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인간의 호기심을 가장 잘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의문형 카피를 본 유저들은 무의식적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콘텐츠를 자세히 보기 때문입니다. 

 

의문형 카피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카피를 읽을 유저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의 핵심 메시지를 평서문으로 작성한 다음,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도록 의문형 문장으로 바꾸면 됩니다. 의문형 카피로 이 콘텐츠를 봐야 할 이유를 소구하는 것이죠.

 

아티클의 제목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거예요!

  • 평서문: 눈길을 사로잡는 콘텐츠 카피라이팅 작성법
  • 의문형: 왜 사람들은 이 카피들에 주목할까?

만약, 유저들을 더 궁금하게 만들고 싶다면 카피에 숫자를 포함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2021년에 반드시 풀매수해야 할 주식 11'이란 콘텐츠가 있다면 사람들은 내용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고, 만약 순위가 있다면 반드시 1위까지 다 보아야 직성이 풀리곤 합니다. 유저들의 호기심을 좀 더 날카롭게 자극하는 전략이라고나 할까요?

 

보통 이런 숫자 카피는 제목이 노출되는 카드 뉴스나 블로그 글, 유튜브 썸네일 카피를 작성할 때 곧잘 이용하곤 하는데요. 본인이 만들 콘텐츠가 이런 유형이라면 카피 말미에 꼭 숫자를 넣어주세요. 큐레이팅 콘텐츠의 특성을 더 부각시켜서 그냥 지나칠지도 모를 유저들의 궁금증을 자극해 줄 겁니다.

  • 평서문: 눈길을 사로잡는 콘텐츠 카피라이팅 작성법
  • 의문형: 왜 흥하는 콘텐츠는 7가지 카피 유형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스킬 2] 예상한 것과 다르다 - 비틀고, 조합하고

3. 확실한 재미를 만드는 온도차

콘텐츠의 상황을 설명하는 카피! 시작과 다르게 결말이 의외의 방향으로 흐를 때, 콘텐츠는 더 재밌어집니다. 저는 이 방법을 카피의 선/후 온도 차를 활용한 전략적 카피라이팅이라고 말합니다.

 

온도 차를 바탕으로 결말을 비트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로 나눠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예상대로 끌어가다, 엉뚱하고 과장된 단어로 결말 비틀기

별다른 생각 없이 콘텐츠를 읽다가 예상치 못한 결말에 웃음 터진 적 있으시죠? 콘텐츠의 서사는 기본적으로 순행적 구조라, 순서대로 앞선 내용에 맞춰 다음 내용을 대략적으로 예측하며 읽게 되는데요. 이런 예측을 보란 듯이 비틀었을 때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초반 카피의 서사는 순행적으로 서술하되, 후반부 내용의 일부 혹은 결말 전체를 앞선 내용과 대비되게 반전을 주는 식입니다. 아래 예시로 함께 살펴볼까요?

 

아래 예시의 경우 예상대로 전개되다가, 마지막 줄에서 강남에 아파트를 구입한 그의 나이가 '2500살'이었다는 과장된 멘트로 앞선 모든 서사가 비틀어집니다.

ⓒ처음처럼

아래 예시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결말을 비튼 사례입니다. '안 먹는다'로 끝날 줄 알았는데 '(먹기 위해) 요즘 잠을 안 잔다'는 결말로 이어지면서 재미 요소가 만들어집니다.

ⓒ서울시

이처럼 앞선 내용과 이어지는 내용 간의 온도 차를 잘 활용하면, 독자의 허를 찌를 수 있습니다.

 

2) 시작은 길게 에둘러 말하고, 결말은 짧게 직설적으로

온도 차는 문장의 길이를 통해서도 반영할 수 있습니다. 길~게 에둘러 말하는 건 부드럽고 친절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한 단어로 끝나는 단답은 까칠하고 직설적이라 앞선 문장과의 극명한 온도 차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죠.

 

아래 예시처럼 우선 길게 카피를 써 주세요.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내용은 직설적인 단어나 최대한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 주세요. 이를 통해 온도 차에 따른 재미 요소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작은 짧게 적고 결말 부를 길~게 적어 강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르르르

 

4. 유행 밈(meme) 변주하기

SNS 콘텐츠 기획자들 사이에서 '유행 밈 활용 = 흥행'이란 공식은 이미 상식입니다. 하지만 같은 밈을 활용하더라도 어떤 채널에서는 대유잼 콘텐츠로 회자되고, 다른 채널에서는 무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밈을 똑같이 사용했는데 무엇이 카피의 흥행을 결정하는 걸까요? 바로, 센스 있는 재해석과 시의적절한 타이밍입니다.

 

1) 카피에 활용할 밈의 적절한 타이밍 잡기

유행 밈을 변주해 카피라이팅 하는 경우, 신선도가 생명입니다. 카피 작성자가 활용할 만한 밈 소재를 찾았을 때는 유행이 지난 식상한 문구는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의성이 지난 밈을 활용하면 '뒷북친다'는 냉담한 반응을 마주할 우려가 있고, 그렇다고 너무 서둘러서 아직 많은 유저들에게 전파되지 않은 밈을 활용했다가는 비운의 천재 기획자가 될지 모릅니다.

 

SNS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타이밍을 잡아야 할지 알 수 있는데요. 보통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고 있는 밈이라면 TV에서 사용하기 전에 서둘러 활용하기를 추천합니다.

ⓒ캐릿

2) 유행 밈을 센스 있게 재해석하는 방법(a.k.a 패러디)

밈을 센스 있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재해석이 필수입니다. 밈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나 구절의 원관념을 활용하되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재해석을 거쳐야 하죠. 글로만 이해하기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예시를 가져왔습니다.

ⓒ처음처럼

위 콘텐츠는 지난 여름 '깡' 밈이 유행했을 때 만들었던 카피입니다. 당시 밈 of 밈이었던 '깡'을 소재로 작성한 카피였는데요. '깡'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밈에서 의미하는 '깡'과는 다른 의미를 부여해 카피를 작성했습니다. 유저들은 이 콘텐츠를 보고 '이걸... 이렇게 한다고?'라며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밈을 재해석할 때, 저는 다음 3가지를 고려합니다.

  • 밈을 재미있게 하는 원관념(단어나 문구)과 기원이 무엇인가?
  • 우리 브랜드와 연관된 단어 중에 밈을 떠올릴 수 있게 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 대체한 단어가 원래 밈을 떠올리는 역할만 하고, 실제 의미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가?

이렇게 3가지를 고려하여 밈을 재해석하면, 밈을 표절했거나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으면서도 팬들에게 호감을 주는 '밈피라이팅'을 할 수 있습니다.

 

혹시, 더 다양한 밈 활용법이 궁금하다면? 퍼블리의 다른 아티클*을 참고해 보세요!

 

5. 낯설게 단어 조합하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카피는 익숙함과 편안함을 파괴할 때 탄생합니다. 예측 가능한 단어를 낯설게 조합하면 익숙함이 있던 자리에 임팩트 있는 낯선 생각이 들어서죠. 이런 낯선 표현들은 이질감 덕분에 더 잘 눈에 띄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오래 기억된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카피라이팅 기술입니다.

 

저는 낯설게 단어를 조립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2가지를 생각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1) 당연한 것 같은 관용어를 다르게 적어보기

얼마 전, 혜화에서 재미있는 간판을 봤습니다. '나무요일'이란 간판의 술집이었는데요. '목요일'을 낯설게 만들기 위해 '나무요일'로 적은 것이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또 망원동의 한 식당은 '원하고 망원하죠'란 문구를 배치하여, 눈길을 끌 뿐 아니라 SNS 인증 욕구를 자극합니다. '원하고 원망하죠'라는 노래 가사에서 원망을 망원이라고 절묘하게 바꿔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카피는 당연한 듯한 단어의 어간·어미를 다르게 읽거나, 기수(1, 2, 3...)를 서수(첫째, 둘째, 셋째...)로 바꿔서 표기하거나, 단어를 도치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의 과정에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작성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카피라이팅 스킬이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많이 활용할 수 있죠.

 

'법+블레스 유'처럼 하나의 관용어에 다른 단어를 끼워 넣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평소에 너무 당연해서 바꿀 여지가 없을 것만 같은 단어들에 주목해 주세요. 낯설게 표현하는 방법은 의외로 꽤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답니다.

 

2) 합성어 만들어보기

합성어는 두 단어를 합쳐 만들기 때문에, 카피를 작성할 때 활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저런 단어를 붙이고 떼는 과정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배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단어 자체가 도드라지기 때문에 깔끔한 평서문에 사용하기만 해도 멋진 카피를 쓸 수 있습니다. 합성어라고 하니까 뭔가 어렵게 느끼실 수도 있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별.다.합(별걸 다 합치다) 하시면 됩니다.

 

트위터 황제를 합쳐 트황(혹은 트통령), 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공유 킥보드 사용자들을 일컫는 합성어 킥라니(킥보드+고라니)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사(4)귀기 전의 상태를 삼(3)귀다 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이처럼 합성어는 센스 있는 카피라이팅을 위한 재밌는 단어 소재를 만들 수 있으면서도 작성하기 쉽기 때문에 저도 콘텐츠를 기획할 때 즐겨서 쓰곤 합니다.

[스킬 3] 클래스가 다르다 (feat. 쇼미더머니)

카피라이팅에 갑자기 웬 쇼미더머니냐고요? 에이... 모르시는 말씀! 라임과 펀치라인은 읽는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줍니다. (댓글 창에 '그의 손에 쥐어지는 합격 목걸이 짤방'이 올라오는 기쁨이란..!)

 

6. 라임으로 텍스트에 리듬감 살리기

옛날옛적에 서동요가 사람들을 홀렸듯, 라임이 있는 카피를 본 사람들은 카피라이터의 문장력에 대한 호감도를 보일 확률이 높아지죠.

 

우선, 라임의 종류는 크게 단음절 라임과 다음절 라임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중 단음절 라임은 쉽지만, 다음절 라임은 비교적 어렵기 때문에 조금 상세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 단음절 라임: 끝에 한 글자를 연속적으로 배치해서 리듬을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라임

전교 1등을 꿈꾸지 항상

그러나 나는 시험지를 감상

생각이 안 나지 인생무상

  • 다음절 라임: 자음운, 모음운을 활용해 라임을 만들어내는 고오급 라임

말이 조금 어렵죠? 자, 자음운부터 설명을 해 드릴게요. 자음운이란 단어의 자음이 같은 경우를 활용해 라임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그대'라는 단어가 있다면 이 글자의 자음인 ㄱㄷ을 활용해, 같은 자음인 단어 '기대', '고대' 등 단어를 배치해 라임을 쓰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단음절 라임처럼 단어의 자음만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구조가 단순하죠.

 

모음운은 단어와 같은 모음을 사용해 라임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통해 살펴보면 '그대'라는 단어의 모음 'ㅡㅐ'가 들어가는 단어를 배치해 라임을 쓰는 방법입니다. '그때', '그래', '끝내' 같은 단어 등을 활용할 수 있겠네요.

 

조금만 더 응용해 볼까요? 유명한 예시인데요. '사과'를 모음운으로 라임을 만든다면 'ㅏㅘ'가 들어가는 단어를 쓰면 되는데, 이때 '사과'가 '사가'로도 발음이 되기 때문에 'ㅏㅏ'를 모음운에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사과 / 하나 / 사봐' 같은 라임을 만들 수 있죠.

 

라임을 활용해 흥행한 콘텐츠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여러분들이 가장 많이 아실 것 같은 콘텐츠는 아마도 '-스키'를 단음절 라임으로 활용한 '스와로브스키&장도연' 광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이콥스키 - 위스키 - 가스키(가습기) - 개스키 - 스와로브스키-다이스키로 이어지는 단음절 라임을 활용한 이 광고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단어들이 활용되고, 모델 장도연의 표현력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되어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스와로브스키

 

7. 펀치라인을 활용한 콘텐츠 카피라이팅

쇼미더머니를 즐겨보신 분들이라면 펀치라인을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펀치라인이란 '가사 속 특정한 단어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경우'를 말하는데요. 꼭 힙합 가사가 아니더라도 요즘 주접 드립 댓글 중에는 중의적인 의미를 살린 예시들이 많습니다.

출시 소식 기다리느라 일주일이 6일이 됐어

이 빠져버렸잖아

 

네가 새로 산 자동차 본 사람들 탈모 시작됐더라

네 차의 매력에 헤어 나올 수 없어서

 

베를린이야

내 마음에 치명적인 독일 수도

예시에서 '목'과 '헤어' 그리고 '독일 수도'란 단어를 중의적으로 표현해 펀치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단어가 가진 표면의 의미와 이면의 의미까지 총 2가지로 해석될 수 있게 표현한다면 펀치라인을 아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중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을 생각날 때마다 모아두면 실전에서 카피라이팅 할 때 생각보다 쉽게 펀치라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수집하는 단어들은 쉽고, 자주 듣게 되는 단어들을 위주로 수집할 것을 추천합니다. 너무 어려운 영어나 전문용어 등을 사용하게 된다면 애써 만든 펀치라인이 사람들에게 이해되지 못한 채 아쉽게 스쳐 지나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카피 작성력을 높여주는 추가 TIP

1) 특정 독자를 생각하며 써 보세요

우리가 쓰는 카피는 누군가가 읽을 것을 가정하고 작성하는 콘텐츠이니까, 이왕이면 특정 독자를 설정하고 작성할 때 더 좋은 문구가 나옵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카피는 물 조절 실패한 라면처럼 밍밍해지기 십상이거든요! :(

 

좋은 카피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내 콘텐츠를 읽을 독자의 모습을 명확히 머릿속으로 정하고, 그 사람과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카피를 풀어보세요. 멋있어 보이려고 할 필요 없고요. 일상에서 친구를 만나 이야기한다는 생각으로 초안을 작성해 보는 겁니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들이 나올 거예요. 중요한 건 메시지이니까 괜찮습니다. 문체는 수정하면 됩니다. 단어도 기획과 더 어울리는 것으로 바꾸면 됩니다. 당장은 조악한 멘트인 것 같지만 수정을 계속하다 보면 좋아질 겁니다.

 

2) 카피라이팅 능력은 어디서 수련할 수 있을까?

카피라이팅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우선, 온라인에서 베플 줍줍이가 되는 것을 추천합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댓글 창을 보면 기발하고 재미있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볼 때마다 좋은 표현을 모으고, SNS 유저들이 지금 좋아하는 카피는 어떤 것인지 텍스트 감각을 익혀주세요.

 

또, 상업 카피의 정점을 만나보려면 대형 서점에 방문해 보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서점에 깔려 있는 책들이 상업 카피의 최강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 시장은 늘 불황이라 치열하다는데, 그 안에서도 호황을 만들어가는 광고 문구들이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상업적이면서도 치열한 카피 전쟁은 서점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3) 밈에 숟가락을 얹을 때는 조심하세요!

유행 밈을 활용한 콘텐츠를 살펴보면 '밈의 핵심 단어만 자사와 연관된 텍스트로 교체'해서 쓰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밈의 출처에 따라 누리꾼들 사이에서 일종의 저작권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고, 브랜드에서 상업적 용도로 밈을 활용해 카피라이팅 할 경우엔 저작권 의식이 부족하다는 유저들의 항의와 직면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에서는 가수 선미의 노래 <보랏빛 밤>의 가사를 '보랏빛 밥'으로 무단 활용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밈을 활용하는 카피를 쓸 때는 표절 시비나 무단 사용이라는 유저들의 질타를 받지 않도록 유의해서 사용해주세요!

[부록] 카피익힘책 - 7가지 SNS 카피 원칙 연습하기

지금까지 말씀드린 7가지 원칙에 따라 카피 작성을 연습해 볼 수 있는 코너입니다. 제시된 예시 답안을 먼저 보지 말고 스스로 작성해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분명 예시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카피를 작성하실 수 있을 거예요.

 

1. 문장 다이어트

1) 기본 스토리 떠올리기

: 작성하고자 하는 카피의 기본 스토리를 떠올려 보세요.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들을 보면 운명이라는 건, 결국 그렇게 될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운명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가 술을 한잔하게 되는 것도 운명인가

2) [연습1] 호흡에 맞게 분절하기

: 스토리를 읽는 호흡에 맞추어 두, 세 개의 문장으로 나누어 보세요.

1)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들을 보면 운명이라는 건, 결국 그렇게 될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2) 그렇다면 우리의 운명은 무엇일까? 

3) 어쩌면 우리가 술을 한잔하게 되는 것도 운명인가

3) [연습2] 불필요한 문장 요소 없애보기

: 분절한 문장에서 조사, 부사 등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보세요.

1)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들을 보면 운명이라는 건, 결국 그렇게 될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운명은 결국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2) 그렇다면 우리의 운명은 무엇일까? 

> 우리의 운명은?

 

3) 어쩌면 우리가 술을 한잔하게 되는 것도 운명인가

> 우리는 한잔할 운명인가

4) [연습3] 문장 다듬어 보기

: 마지막으로 문장이 한눈에 잘 읽히도록 다듬어 보세요.

운명은 결국 하게 되어 있는 것?

우리의 운명은 한잔할 운명인가

이렇게 카피가 하나 탄생했습니다.

마실 운명은 마시게 되어 있어요

우린 운명이야 한잔할 운명

ⓒ처음처럼

 

2. 유행하는 밈 변주하기

1) 요즘에 유행하는 문장형 밈 수집해보기

2) [연습1] 수집한 밈의 주제와 핵심 단어를 분리해서 생각해보기 

핵심 단어 : 넘넘넘 ~는데, 해줄 수 있어?! 

: 수집한 밈이 가지고 있는 주제, 느낌을 잘 표현하는 핵심 단어를 분리해 보세요.

3) [연습2] 밈에 우리 소재를 적용해보기 

적용1 ) 술 넘넘넘 잘 말았는데, 혹시 조금만 덜 취해줄 수 있어?!

적용2 ) 디엠 넘넘넘 잘했는데, 혹시 제정신 조금만 더 차릴 수 있어?! 

: 단순히 단어만 바꾸는 것이 아닌, 밈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이용해 적용해 보세요

4) 저자가 작성한 실제 카피 확인하기

디엠 넘넘 잘했는데!!
혹시 제정신 조금만 더 차릴 수 있어?!?

ⓒ처음처럼

 

3. 의문형 카피

1) 평서문 예시 문장 1~3개 등장

인터넷 은행을 이용하면 좋다

: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간략한 평서문으로 작성해 보세요.

2) [연습1] 의문형으로 바꾸어보기

인터넷 은행을 이용하면 정말 좋을까?

: 의문형 문장으로 바꾸어 보세요. 3가지 문장 이상 만들어 보며 적절한 것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3) [연습2] 부정형으로 바꾸어보기

인터넷 은행을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

: 단순 의문형으로 부족하다면, 살짝 부정적 어감을 추가해 사람들의 FOMO*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FOMO: Fear of Missing Out. 나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의미하며 흔히 마케팅 용어로 사용된다.

4) [연습3] 숫자를 넣어서 후킹하기

인터넷 은행 안 쓰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손해 보는 3가지

: N가지, N개 등 숫자를 사용하면 얻어갈 것이 명확한 느낌이 들고,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확실한 재미를 만드는 온도 차

1) 예시 주제/키워드 제시

2) [연습1] 키워드와 관련하여 하고 싶은 말을 쭉 써보기

무언가 이상이 있을 때, 이상을 없애기 위해 약을 먹는다. 그렇다면 아프지 않지만, 마음이나 기분에 이상이 생겼다면? 우리는 약이 아닌 약을 찾기도 한다. 가끔 진짜 필요한 약은 전형적인 약의 모습이 아니기도 하다. 

: 키워드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을 쭉 작성해 보세요.

3) [연습2] 이 글의 서두와 다르게 마지막에 온도 차/반전을 줄 방법 고민해서 다시 써보기

외상이 아니더라도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등. 굳이 아프지 않더라도 약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핵심: 약이 아닌데, 약이다

이렇게 저자가 작성한 실제 카피는 아래와 같습니다.

ⓒ처음처럼

 

5. 라임으로 텍스트에 리듬감 살리기

1) 단음절 라임

: 라임에 활용할 하나의 단어를 정하고, 해당 단어를 활용해 연결성 있는 두 줄의 문장 작성해 보세요.

제시 글자: 새벽

마시다 보면 어느새 새벽

할 게 없지 어느새 너와 세 병

제시 글자: 해

네 솜씨에 취한 듯해

세상 어느 누구도 너만 못해

2) 다음절 라임

: 정한 글자(모음 또는 자음)에 맞추어 생각나는 단어들을 나열해 보세요. 이 중 적절한 것을 골라 라임을 살려 두 줄의 문장을 작성해 보세요.

활용 자음/모음: ㅏㅏ

생각나는 단어 : 아마, 하나, 너나, 잡아, 마다, 타파….

두 줄 문장 써보기:

생각하는 것 중 최선 하나

내가 넘을 선은 없지 아마 

 

6. 펀치라인 넣어보기

1) 예시 키워드 제시

올A, 의미, 무시

2) [연습1] 제시된 키워드 관련하여 중의적인 단어·어구 수집하기

  • 연계하기:  ex) B학점 > B학점이 없어야 한다
  • 단어 쪼개기: ex) 의미 > ~의 미
  • 중의적 의미 생각해보기: ex) 무시무시

3) [연습2] 수집한 단어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문장 만들어 보기

올 A학점을 받으려면, B학점이 없어야 한다.

네가 선물했던 만년필의 의미, 채워주지 여백의 미

소음은 무시할수록, 더 크고 무시무시해져

4) 저자 예시 카피 

올A를 받으려면 넌 교수님의 

노비(NO B)가 되어야 하지

선물하는 만년필의 의미

노트 가득 채우겠지 곧 사라질 여백의 미

소음은 무시할수록, 더 무시무시해져

 

7. 낯설게 단어 조합하기

1) 익숙한 관용어 비틀어보기

[1단계] 관용어 적어보기

: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2단계] 이 관용어가 익숙한 이유 생각해보기 

: 여행이 목적어에 있기 때문이다. 목적어와 주어를 바꾼다면?

 

[3단계 비틀어 낯설게 만들어 보기

: 여행이 우리를 떠났습니다

2) 익숙한 합성어 비틀어보기

[1단계] 합성어 적어보기

: 인바디

 

[2단계] 바꿔 볼 단어 찾아보기 

: 어미 부분(~바디)

 

[3단계 비틀어 낯설게 만들어 보기

: 눈바디(눈+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