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연말정산' 검색하기 전에 읽어보세요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연말정산의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는 콘텐츠가 쏟아진다. 세액공제가 뭔지, 소득공제율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지만 아무리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또 연말정산이 코앞인 지금은 그거 알아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바쁜 직장인들이 연말정산 때마다 외치는 말은 결국 이거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뭘 하면 되는데?
그래서 '연말정산의 모든 것' 대신 최소한의 연말정산 투두리스트를 시기별로 정리했다.
- 연말정산 기간 이전 (~1/14)
- 연말정산 기간 (1/15~2/15)
- 연말정산 기간 이후 (2/16~)
결국 구글신을 찾게 되더라도, 이 콘텐츠를 한 번 훑고 나서 검색해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구글 검색을 시작했다가는 최신 정보 옛날 정보, 맞는 정보 틀린 정보, 나에게 해당 되는 정보 안 되는 정보 등이 쏟아져 연말정산의 늪에 빠져버리고 말 테니까.
다른 모든 일이 그렇듯, 연말정산 역시 아는 것이 다가 아니다. 실행이 중요하다. 퍼블리의 귀차니스트 에디터가 만든 '연말정산 구글 캘린더'를 클릭해 업무용 PC에 등록해라.* 그리고 그 캘린더 알림이 시키는 대로만 해라. 그럼 귀찮고 복잡한 연말정산이 끝나 있을 것이다.
* 업무용 PC가 구글 캘린더 계정에 로그인되어 있을 경우, 위 링크를 클릭만 하면 자동으로 '내 캘린더'에 등록된다.
연말정산 기간 전(~1/14)에 미리 해둬야 할 것
1. 민간인증서 발급(공인인증서 체크)
연말정산의 시작은 홈택스 로그인! 지난해까지는 홈택스에 로그인하려면 '공인인증서'가 꼭 필요했는데, 지난 12월 10일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었다. 그럼 '홈택스(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로그인은 어떻게 하지? 방법은 2가지다.
- 민간 인증서 발급: 공인인증서의 법적 우월성을 없애는 개정 전자서명법이 시행됨에 따라, 카카오, 통신3사 PASS, 삼성 PASS, KB모바일, 페이코에서 발급받은 민간인증서로 연말정산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다. (방금 인증서 발급했는데 1분도 안 걸림!)
- 기존 공인인증서 활용: 제도 자체는 폐지되었지만, 기존 공인인증서의 유효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연말정산 기간까지 유효기간이 남았다면 기존 공인인증서로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2. 재직 중인 회사의 연말정산 공지사항 읽기
보통 회사에서는 12월~1월 사이에 연말정산 관련 공지사항을 안내한다. 주된 내용은 '공제신고서와 공제증명 서류는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제출해라'인데, 이것도 미리 확인해두면 연말정산 기간에 허둥대지 않을 수 있다.
3. 부양가족 신분증 복사본 미리 받아놓기
부모님이나 자녀의 경우, 같이 살고 있지 않은 가족이라 해도 부양가족 공제 요건을 충족하면 인적공제를 받을 수 있다(시골에 따로 사시는 부모님, 해외에서 유학 중인 자녀와 같은 경우). 이런 경우 부양가족의 자료제공 동의를 신청해야 하는데, 이때 신분증 복사본이 필요하다. 연말정산 기간이 되기 전에 미리 연락해서 받아두면 역시 바쁜 연초에 허둥대지 않을 수 있다.
연말정산 기간(1/15~2/15)에 해야 할 것
1.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로그인
로그인이 뭐 어려운 일이냐고? 모르는 소리. 중요한 건 최대한 빨리 이 서비스에 로그인해서 내가 얼마 썼는지, 어떤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해야 되지? 아, 아직 많이 남았네' 하고 로그인을 미뤄두면 기간이 끝날 때까지 당신은 점점 더 귀찮고 하기 싫어 고통받을 것이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열림과 동시에 끝낸다는 자세로 뛰어들어라.
2.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 체크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접속하면 의료비, 교육비, 보험료,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사용내역 등 1년 동안 내가 쓴 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이 17만 개 영수증 발급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해뒀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쓴 돈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 그건 국세청이 수집하지 못한 것으로, 추가로 공제증명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
3. 공제 증명서류 발급 및 회사에 제출
국세청에서 수집하지 못한(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은) 영수증은 근로자가 직접 수집해야 한다. 전체 연말정산 과정 중 가장 귀찮은 일이지만, 부지런히 챙기는 만큼 돌려받는다는 생각으로 임하자.
[2021년부터 '간소화 자료'에 포함되는 것들]
- 월세액 세액공제
- 안경 구입비
- 실손의료보험금 수령액
-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기부금
Q. 올해 내가 의료비를 100만 원 정도 썼는데 '간소화 서비스'에는 60만 원밖에 안 잡혀 있다면?
A: 국세청이 운영하는 '조회되지 않는 의료비 신고센터'에 신고하면 국세청이 의료기관에 추가 및 수정 제출을 요청하고, 의료기관이 자료를 제출하면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조회되지 않는 의료비 신고센터'는 1월 15일부터 1월 17일까지, 단 3일밖에 운영하지 않으니 주의! (이래서 미루지 말고 연말정산을 시작하라는 것!)
4. 이제야 하고 있는 선후배동료들 옆에서 여유부리기
👨🏼💻: 김 대리, 연말정산 다 했어요? 나 안 그래도 할 거 많은데 연말정산 때문에 점심시간에 서류 뽑으러 가야 돼...
👩🏻💻: 아, 저는 2주 전에 다 했어요. (그러게 저처럼 진작 하지 그러셨어요...😝)
연말정산 기간 후(2/15~)에 챙겨야 할 것
1. 환급액(추징액) 확인
연말정산을 했으니 이제 나에게 할당된 총 세금이 확정되었다. 총 세금보다 이미 낸 세금이 많다면 돌려받을 것이고, 적다면 추가로 더 낼 것이다. 돌려받는다면 보통 3~4월 월급에 포함되고💵, 더 낸다면 보통 2~3월 월급에서 빼앗긴다...💸
2. 경정청구(3/11~, 빠뜨린 연말정산이 있을 경우)
공제증명 서류를 미처 발급받지 못해 빠뜨린 게 있다면, 혹은 정해진 기간에 사정이 생겨 연말정산을 못 했다면 '경정청구'를 활용하자.
- 경정청구란? 회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환급신청을 하는 것으로, 연말정산 기간이 끝난 후에도 청구할 수 있다. 게다가 경정청구 기한은 5년이기 때문에 올해의 연말정산뿐 아니라, 지난 5년간 누락한 소득·세액공제 내역을 이 기간에 함께 제출하면 환급받을 수 있다.
중도퇴사자, 이직자의 연말정산은?
1. 중도퇴사자의 연말정산
중도퇴사자의 경우, 퇴사하는 달에 급여 지급할 때 이미 연말정산은 완료되었다. 다만, 이때의 연말정산은 '소득'에 대한 공제만 이뤄지고 '내가 쓴 돈'에 대한 공제는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 공제 증명서류 등을 제출해야만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2. 이직자의 연말정산
이직자의 경우, 연말정산을 하려면 반드시 전 회사의 원천징수영수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전 회사에 연락해야 하는데, 좋게 헤어졌으면(?) 몰라도 다시 연락하고 싶지 않은 경우 참 곤란하다. (그래도 연말정산은 해야 하니 아래와 같이 기계적인 메일을 복붙해 보내는 것을 권한다)
[메일 예시]안녕하세요, OOO님.
XX에서 함께 일했던 ZZZ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연말정산을 위해 XX에 다닐 당시의 원천징수영수증이 필요해서 연락 드렸습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첨부파일로 2020년 n월부터 m월까지의 원천징수영수증을 보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ZZZ 드림
전 회사에 연락하기가 영 껄끄럽다면, 방법은 있다. 3월이 지나면 홈택스에서 전 회사의 원천징수영수증을 조회할 수 있는데, 이걸 출력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 연말정산을 하는 것이다. (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연말정산 서류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하니 아무래도 훨씬 더 귀찮겠지만...)
3. (나처럼) 게으른 자의 연말정산
Q. 2017년에 이직(중도퇴사)하고 나서 아직 연말정산을 못 했는데 나도 공제받을 수 있나?
앞서 말했듯 경정청구 기한은 5년이다. 따라서 경정청구 기간에 소득·세액공제 내역을 증명서류와 함께 제출하면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시기별 연말정산 체크리스트
1. 연말정산 기간 이전 (~1/14)
- 민간인증서 발급
- 회사의 연말정산 공지사항 읽기
- 부양가족 신분증 복사본 미리 받아놓기
2. 연말정산 기간 (1/15~2/15)
-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로그인
- 공제 증명서류 발급 및 회사에 제출
- 이제야 연말정산 하고 있는 선후배동료들 옆에서 여유부리기
3. 연말정산 기간 이후 (2/16~)
- 환급액(추징액) 확인
- 경정청구(빠뜨린 연말정산이 있을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