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펀'인가요

Curator's Comment

 

제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는 일과 아무런 상관없는 '행사'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서류 전형, PT 면접, 인적성 검사, 인성 면접까지 거쳤는데, 합격 후 제일 처음 주어진 프로젝트가 장기자랑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자기주장이 애매한 밀레니얼 세대였던 저는 이 기막힌 상황에서도 최대한 열심히, 성실히 살아남았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흑역사로 남아있습니다. 가끔 벌떡 일어나서 누군지 모를 사람들에게 묻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한테 대체 왜 그랬냐고요.

 

갑자기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지금 소개하는 소설 <펀펀 페스티벌>이 한 대기업의 합숙 면접을 소재로 삼기 때문입니다. 대체 누굴 위한 '펀'인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면접의 일환으로 조별 밴드 공연을 준비하는 주인공의 (영혼 없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각자의 취준생 시절과 직장 생활이 떠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직장인 하이퍼 리얼리즘', '스타트업 호러'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장류진 작가의 또 다른 단편 소설인데요. 험난한 취업 준비 과정을 겪어본 분이라면, 사회생활에 지친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라면, 웃고 울며 공감하게 될 이 이야기를 퍼블리 독자분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일하느라 너무 바쁜 시간 말고, 분주한 출근길 말고, 마음이 조금 편안한 시간에 읽어주세요. 퍼블리에서 그동안 보여드렸던 글과는 결이 조금 다를 테지만, 충분히 각자의 재미와 의미를 찾아가실 수 있을 겁니다. 장담하건대 다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낄낄 웃으며 공유 버튼을 누르고 계실 거예요.

Editor's Comment

 

본 콘텐츠는 2019년 겨울, '문학과 지성사'에서 '이 계절의 소설'로 선정한 장류진의 단편소설 <펀펀 페스티벌>의 본문 내용을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