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삶'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

Curator's Comment

 

시시한 삶을 견딜 수 없다고, '진짜 인생'을 찾겠다고, 무작정 퇴사하고 외국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남들이 멋있다고 해서 저도 제가 멋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낯선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깨달았죠. '진짜 인생'은 이 세상 어딜 가도 없다는 걸요.

 

제가 온갖 허튼짓 끝에 얻은 이 깨달음을 자신의 자리에서 바로 얻어 낸 사람이 있었어요. <평일도 인생이니까>는 일상의 지루함, 시시함, 그리고 평범함을 온전히 내 삶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휩쓸리듯 퇴사하거나, 어디 먼 나라로 훌쩍 떠나지도 않고요.

 

저자 김신지 님은 어떻게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서 인생의 거대한 비밀을 알아낼 수 있었을까요?

 

오늘이 수요일인지 목요일인지 알 수 없는 똑같은 평일을 보내며 주말만 기다리는 분들. 하지만 막상 주말이 와도 별다른 게 없다는 사실에 슬퍼지는 분들. 꿈꿔왔던 멋진 모습과 지금의 나 사이의 갭을 깨달을 때마다 '현실 자각 타임'이 오는 분들. 그런 분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골랐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하루하루가 그저 견디는 시간으로 남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Editor's Comment

본 콘텐츠는 2020년 4월에 발간된 <평일도 인생이니까>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70점짜리 재능

막연히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관련된 활동이나 강의들을 기웃댈 때였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드라마 창작 수업에 들어갔을 땐 드라마 작가로 일하시던 교수님으로부터 "네 재능은 70점짜리"라는 말을 들었다. 성실하게 쓰는 게 장점이니 평타는 치겠지만 기막힌 작품을 써내진 못할 거라는, 그런 요지의 말이었다.

 

서운하다기보다 그동안 막연히 나를 답답하게 하던 뭔가의 정체를 알게 된 느낌이었다. 아, 그래서였구나. 꿈속에서 달리기를 할 때처럼 늘 제자리에서 헛돌던 기분이 든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