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렇게 활용하세요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후배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후배와의 협업이 편해지는 4가지 방법
  • 자세한 맥락 공유? 구체적인 피드백? 오늘 당장 써먹는 실전 상황 케이스 스터디
  • 그때 그때 업무 요청만 하면 되는 것 아냐? 후배와의 '중간 공유'시간으로 업무 효율성 높이는 법

저자 김정희

'앱스플라이어(AppsFlyer)'에서 파트너 개발 담당자 > 프로필 더 보기

착각의 늪: 난 선배고, 넌 후배야

처음 후배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넘쳐 나는 일과 반복되는 야근. 이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 줄 누군가가 새로 온다고 생각하니 희망찼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와서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거기까지였습니다. 후배가 들어온 뒤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아, 내가 하면 금방 끝날 텐데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후배와 함께 일하기 시작하면서 몇 달간 가장 많이 했던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아래와 같이 이렇게 요청하면서, 나름 꼼꼼하게 업무를 요청했다고 생각했어요.

[Before]

👩‍💼선배: 주간 마케팅 리포트는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까지 전달해주시고, 양식은 원래 사용하는 양식을 수정하지 말고 그대로 사용해 주세요.

그런데 1시간 만에 끝날 일이, 후배에게 넘어가면 3~4시간짜리가 되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걸렸습니다. 가르쳐 주고 중간중간 점검해도 결과물이 성에 차지 않아 결국 직접 수정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 가득 안은 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후배는 단순히 저의 일을 덜어 주려고 회사에 들어온 게 아닌데 일에 대해 후배가 저만큼 이해하기를, 저와 같은 수준의 결과물을 가져오기를 바랐습니다. 그 기대에 어긋나면 후배가 잘못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변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좋은 성과를 내려면 선후배 역할에 신경 쓰기보다는 좋은 동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한 것이지요. 

 

이 후 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조금 구구절절하지만) 아래와 같은 느낌으로 바뀌었어요. 차이가 보이시나요? 

[After]

👩‍💼선배: 주간 마케팅 리포트를 양식 수정 없이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까지 전달 부탁드려요. 이 리포트는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임원 미팅에 쓰이는 자료예요. 그래서 익숙한 양식으로 전달해야 현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양식 수정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런 소통 방법은 일부분이고,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후배에게 좋은 동료가 되는 것은 물론, 업무 성과를 함께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마인드셋부터 업무를 요청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일하는 방식까지 바꿀 필요가 있었어요. 

 

이 글에서는 그간 좋은 협업을 위해 노력해 온 저의 노하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저와 비슷하게 후배와 또는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인드셋: 후배의 동료가 되기 위한 선배의 마음가짐

선배가 후배에게 일을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후배에게 일의 모든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 했습니다. 미팅 요청 방법, 미팅 도착 시각, 회의록 정리 방법, 각종 보고서 양식 등 회사 생활의 하나부터 열까지를 설명하고자 했죠.

 

하지만 몇 명의 후배와 함께 일하면서 그럴 필요가 없음을 느꼈습니다. 꼼꼼하게 알려 주는 것을 원하는 후배에게는 저의 업무 설명 방식이 효과적이었지만, 업무를 자율적으로 터득하기를 원하는 후배는 불편해했습니다. 모두에게 잘 맞는 방법이 아니었던 거죠. 후배에게 업무를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선배란 그저 회사에 조금 일찍 들어와 일해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일 뿐입니다. 후배는 회사에 조금 늦게 입사해서 일해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이고요. 약간의 경험이 더 쌓였기에, 선배는 자신의 업무 방식과 업무 영역을 후배에게 알려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선배가 후배의 선생님이 되어 일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후배는 선배의 학생이 아니라 특정한 업무를 책임지는 담당자, 즉 회사의 동료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동일 선상에서 함께 일하는 '협업 파트너'인 것입니다. 선배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끌고 갈 대상이 아닙니다.

 

후배를 한 업무의 담당자로, 동료로, 협업 파트너로 인식하게 되자, 취해야 할 행동이 달라졌습니다. 일을 꼼꼼하게 잘 가르치는 것에서, 서로 합을 잘 맞추는 것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습니다. 즉,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가 후배 동료와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것입니다.

 

어떤 협업 방법이 있을지 고민한 끝에 제가 유용하게 여겼던 선배(혹은 동료)와의 협업 방식을 후배와의 협업에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네 가지 협업 방식이 있습니다.

실전: 동료로서 후배와 협업하는 4가지 방법

방법 1. 업무 내용은 50%만 기억할 것이라고 전제하기

협업을 시작하려면, 함께할 일이 어떤 것인지, 이전에는 어떻게 업무를 처리해 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즉, 협업할 업무의 내용과 처리 방식이 공유되어야 합니다. 공유받는 입장에서 가장 도움이 된 두 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자신의 업무 영역과 방식을 알려줄 때
  • 헷갈리거나 어려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미리 공유해 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