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차 프리랜서, 예능 방송작가와의 인터뷰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20년 2월에 발간된 <저는 이 정도가 좋아요>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인터뷰어 소개
- 책의 저자인 송은정 작가. 방송작가, 출판 편집자, 매거진 에디터, 책방 '일단멈춤'의 주인을 거쳐 현재 5년 차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뷰이 소개
- 예능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13년 차 프리랜서

Q. 어느덧 경력 13년 차예요. 선배와 제가 한 팀에서 막내 작가로 일했을 당시의 메인 작가가 아직 현업에서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놀라웠고요.

방송 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정도 연차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자기 대본을 쓰는 코너 작가로 입봉한 다음 어느 정도 경력을 이어나가겠거니 짐작은 했지만. 노동 강도가 워낙 세잖아. 드라마 작가가 되겠다는 다른 목표도 있었고. 일하다 보니 어느새 이만큼 경력이 쌓인 거지. 근근이 버텼던 것 같아.

 

Q. 하다 보니 연차가 쌓였다는 게 오히려 신기해요. 선배 말대로 천직도 아닌데. 기복 없이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비결이 있을까요?

이 일에 맞게끔 내가 다듬어진 게 아닐까. 시간이 흐르면서 최적화된 느낌이야. 내가 막내였을 때 만난 언니들과도 다시 이야기해 보면 마냥 천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 그런 사람은 아주 소수일 테고.

 

나랑 비슷한 연차의 작가 중에서도 작정하고 이 시점까지 온 사람은 드문 듯해. 방송을 오래 해온 언니들을 보면 명쾌하고 단선적인 성격인 것 같긴 하더라. 내 경우엔 한 직장에서 10년을 쭉 근무한 게 아니라 7개월, 1년씩 프로그램 단위로 일한 게 도움이 됐어. 에너지 순환이 되거든.

 

방송 작가 일은 어때요?

Q. 새삼 느낀 건데, 방송작가끼리 쓰는 '언니'라는 호칭만 봐도 정말 특이하고 특수한 집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직급은 없지만 서열은 분명하잖아요. 예전에 일했던 팀에서도 서열대로 쭉 앉아 있던 모습이 강렬하게 남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