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없을 때 기댈 수 있는 건 노력뿐
주요 등장인물
- 장병규: 블루홀(현 크래프톤) 의장 및 공동창업자
- 김강석: 전 블루홀 CEO 및 공동창업자
- 김창한: 배틀그라운드 PD이자 현 펍지 CEO(크래프톤 CEO 내정자)
대체 모바일 게임은 왜 만드시는 겁니까?
2016년 여름 김강석과 장병규가 마주치는 투자자들마다 입을 모아 블루홀 걱정을 했다. 테라와 블루홀피닉스*의 모바일 게임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마이너스였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블루홀의 존재감은 증발했다.
* 블루홀에 합병된 뒤 피닉스게임즈에 붙은 새 이름
블루홀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야 했지만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연합군 깃발을 들고 게임과 투자 업계를 돌았지만 돈 대신 걱정만 안고 돌아오기 일쑤였다.
MMORPG 개발한다고 돈을 그렇게 많이 쓰시면 어떡해요?
신작 프로젝트 W(현재 이름 엘리온) 준비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 거기에 집중하셔야 되지 않아요?
모바일을 할 거면 하든지 PC 게임 만드는 지노게임즈에는 왜 돈을 대는 거예요?
"나머지 회사들 다 날리고, 테라와 W만 남겨 사업하면 투자하겠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하는 곳도 있었다.
투자자 대부분이 블루홀이 벌이는 여러 제작 프로젝트와, 그것에 따른 비용을 이유로 투자를 거절했다. 시장은 블루홀의 미래를 부정하고 있었다.
김강석은 "지금이 새벽 같은 시기였으면 좋겠다"며 애써 스스로를 달랬다. 아직 어둡지만 곧 해가 뜰 거라고. 아침을 기다리고 있다는 주문을, 홀로 걸곤 했다. 블루홀은 많은 게임을 만들고 출시했지만 변변한 성적을 올리는 게임이 없었다. 연합군 안에서는 피닉스게임즈만 두각을 나타냈다.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구원투수 W는 2017년 말에나 출시될 예정이었다. 콘솔용 테라도, 김창한이 준비하는 배틀로얄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김강석은 이 지독한 보릿고개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몰라 가슴이 턱 막혔다. 하반기에는 블루홀 연합군의 곳간 전체가 전체가 바닥날 것이다. 그것이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