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의 연합군: 누구와 동맹을 맺을 것인가

주요 등장인물

  • 장병규: 블루홀(현 크래프톤) 의장 및 공동창업자
  • 김강석: 전 블루홀 CEO 및 공동창업자
  • 김창한: 배틀그라운드 PD이자 현 펍지 CEO(크래프톤 CEO 내정자)

블루홀은 지노게임즈에 이어 모바일 게임 업체 피닉스게임즈 인수를 저울질했다. 피닉스게임즈는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로, 당시 피닉스게임즈의 김정훈 공동 대표는 게임 제작과 해외 출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현금 압박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김강석은 동료인 장병규에게 의견을 물었고, 장병규는 제작의 연합군 합류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기준을 세웠다. 

  • 리더십의 삶이 제작에 얼마나 일치해 있는가: 좌고우면하거나 지치지 않고 게임을 만드는 삶에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 합병 이후 끝까지 함께 하기에 적절한 지분율인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은 블루홀에게 적절한 범위여야 했다.

장병규는 두 가지 기준 외의 문제는 별개로 논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적절한 인수 타이밍이나 홍보, 마케팅, 타이틀 런칭 일정 등은 후순위로 미루자는 뜻이었다. 

피닉스게임즈는 리더십의 삶이 제작에 얼라인(align)되어 있다고 알고 있기에, 딜이 되느냐 여부와는 무관하게 블루홀 입장에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뒤 피닉스게임즈 공동 대표 2명이 김강석에게 합류 의사를 밝혔다. 당시 블루홀은 다른 게임 업체 스콜과도 합병을 논의하고 있었다. 두 회사 외에 다른 2개 회사도 합류에 긍정적이었다. 김강석은 인수합병 논의 현황을 경영진에 메일로 공유하고 우묵해진 눈을 비볐다. 그날 하루만 게임사 네 곳을 만났다.

 

김강석은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겠다는 직원들과 미팅을 수십 차례 진행해 오고 있었지만 난항을 거듭했다. 한 번은 블루홀에서 PD가 돼 모바일 게임 제작을 하겠다는 팀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지난해 적어도 40개 정도의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제안을 검토했습니다. 이 중 제작 승인을 한 건 딱 3개입니다." 김강석은 그 팀장이 제출한 프로젝트 계획서를 반려했다.

 

김강석이 보기엔 내용이 너무 거칠어서, 프로젝트와 팀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게 힘들었다. 액션을 어떻게 잘 만들겠다는 건지, 팀이 어떤 게임을 만들어 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제작 일정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도, PD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PD가 되기 위해 준비했는지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

보강할 점이 너무 많아요. 이 상태로 경영진 승인을 어떻게 받아낼 건데요?

팀장은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