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약방' 캠페인 디렉터, 김지영 HS애드 차장 인터뷰

칸 국제광고제 기간인 지난 6월 25일 오후, '마음약방' 캠페인 디렉터인 HS애드 김지영 차장을 만났다. 마음약방은 서울문화재단이 진행한 2015 도시게릴라프로젝트의 일종으로, 삭막한 도시 생활에 지친 시민들이 일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나게 주선하며, 시민이 문화로 소통하고, 예술로 즐거움을 나누는 공공 문화예술프로젝트다.

 

마음약방 캠페인은 이번 광고제 Health와 Pharma 부문에서 은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광고제를 위한 아이디어가 아닌 지속 가능하고 진실성 있는 아이디어'를 통해 의미 있는 수상을 이끈 팀의 이야기가 독자 분들께 좋은 귀감이 되리라 생각한다.

ⓒHS애드 김지영 차장

Q1.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김지영 HS애드 차장(이하 직함 생략): HS애드와 서울문화재단이 함께한 '마음약방' 캠페인은 삭막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을 자판기라는 위트 있는 소재를 통해서 치료해주자는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에 자살률과 연관성이 높은 우울증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치료받으려면 병원에 가서 타인에게 자신이 환자임을 밝혀야 하는, 마음의 문턱이 존재합니다.

 

'우울증 치료'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재미있게 치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기획됐고, 그 가벼운 소재로 '자판기'를 이용했습니다. 

Q2. '서울문화재단'이 칸 국제광고제에 캠페인을 출품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지영 : 서울문화재단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이 캠페인은 치열한 경쟁, 과도한 야근 등으로 우울한 현대인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문화 예술을 통해서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근원적인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2015년 2월 서울 중구 시민청에 마음약방 1호점을 런칭한 이후,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성공적인 공익 캠페인 사례를 국제적으로도 알리고 싶어서 2016년 칸 국제광고제에 Remedies for the SOUL이라는 타이틀로 출품했습니다.

ⓒHS애드 김지영 차장

Q3. 캠페인을 보면 미래 막막증, 꿈 소멸증, 노화자각증상,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 월요병 말기 등 여러 증상과 각 증상별 재미있는 처방이 나옵니다. 이러한 카피가 글로벌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예측했나요?

김지영 :  마음약방 캠페인은 서울시민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로컬 캠페인으로 출발했습니다. 먼저 건강과 관련한 서울 시민 대상 리포트를 근거로 현대인들의 증상 20가지를 선정했고 그 증상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이 '풋'하고 웃음을 가질 만한, 카피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병명들을 만들었습니다.

마음약방 병명 소개 ⓒHS애드

캠페인에 나오는 여러 증상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소재로 글로벌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외국 심사위원이 한글 카피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는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자판기라는 가벼운 소재로 커뮤니케이션했다'라는 핵심 인사이트에 조금 더 포커싱해서 전달했습니다.

Q4. 마음약방 캠페인은 올해 '제24회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한국광고주협회 주관)의 OOH(Out of Home) 부문에서 '좋은 광고상'을, '제23회 올해의 광고상'(한국광고학회 주관)에서는 '옥외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칸 국제광고제에서 옥외광고가 아닌 Health 부문에 출품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지영 : 자판기라는 소재는 코카콜라 등의 글로벌 캠페인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입니다. HS애드와 서울문화재단은 소재에 집중하기보다,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가벼운 플랫폼'을 만든 인사이트가 크리에이티브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부문에 출품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HS애드 김지영 차장

Q5. 국내광고제를 넘어 칸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하길 원하는 다른 광고인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김지영 : 캠페인의 인사이트에 따라 카테고리를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출품을 하는 것이 직접적인 Tip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밖에 광고제를 위한 아이디어가 아닌, 진정성 있는 캠페인으로 승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행되었을 때의 파트너십, 시민들의 반응 등 모든 것들이 디테일하게 기획돼야 좋은 캠페인으로 완성됩니다. 마음약방 캠페인은 캠페인 디렉팅을 한 HS애드와 캠페인을 운영∙추진한 서울문화재단 외에도 재능기부에 나선 많은 예술가와 기업스폰서(비타민하우스∙동아제약 등) 및 참여 시민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의 협업해서 성공한 캠페인이어서 더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인사이트

- 김지영 HS애드 차장 인터뷰 주요 내용 -

1. 캠페인의 표면이 아닌, 작품의 핵심 인사이트에 집중해야 한다.
- 마음약방을 Health 부문에 출품한 이유는 작품의 핵심 인사이트가 사람의 우울증 치료와 연관됐기 때문이다. 자판기가 나온다고 해서 Outdoor 부문에 출품하거나, 캠페인 운영 및 추진 측(서울문화재단)이 엔터테인먼트와 관련이 있다고 Entertainment 부문에 출품하는 단순함은 피했다.  

2. 광고제를 위한 아이디어가 아닌 진정성있는 아이디어, 광고인의 '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칸에는 '수상을 위한 아이디어가' 너무 많다. 잠시 집행되고 말, 3개월, 6개월짜리 캠페인을 많이 접했다. 하지만 이러한 캠페인으로 세상이 변화되기는 어렵다. 광고인의 '업'에 대해 생각해보았을 때 수상을 위한 아이디어가 아닌 진정 세상에 이로운 캠페인, 세상을 변화시키는 캠페인을 제작할 필요가 있다. 마음약방의 경우, 현재 서울시민청과 대학로연극센터에 설치돼있다. HS애드는 마음약방을 서울전역으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3.광고는 혼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 광고는 팀워크다. 아이디어만 있다고 캠페인이 완성되지 않는다. 마음약방 캠페인의 성공은 캠페인을 디렉팅한 HS애드, 캠페인을 운영하고 추진한 서울문화재단, 많은 예술가들의 재능기부, 비타민하우스와 동아제약 등 기업스폰서, 캠페인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광고는 협업의 과정이다.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의 영역에서 상대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광고 관련 서적 「현대카드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의 인상적인 글귀를 소개한다.

"브랜드는 제품/서비스의 전문가이고, 광고대행사는 커뮤니케이션의 전문가다. 서로의 영역에서 각자를 전문가로 존중할 때 최고의 결과물이 나온다."

[Cannes Lions 2016]
칸 국제광고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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