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샴푸 중에 무엇을 골라야 할까

샴푸를 사려고 합니다. 샴푸의 종류가 한 개일 때보다는 세 개일 때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50개일 때는 어떨까요? 100개일 때는요?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뭐가 뭔지 구별하기도 힘드니, 당연히 나에게 딱 맞는 제품을 찾는 건 더욱 어렵습니다. 선택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일본에서는 '맞춤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이나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해 그에 딱 맞는 제품을 주기적으로 발송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맞춤 구독 서비스가 특히 인기를 끄는 분야는 매일 사용하는 소비재입니다. 샴푸, 영양제와 같은 제품은 사람마다 건강 상태 혹은 모발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대량 생산되는 제품을 통해서는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계절에 따라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른 제품을 사용해야 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소비자의 취향도 고급화되면서 자신에게 딱 맞는 제품에 대한 니즈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맞춤형 구독 서비스가 가능해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2) 개별 니즈에 맞추어 제품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하는 비용이 낮아졌다. 

 

이러한 니즈의 변화와 환경의 변화에 맞게 맞춤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 세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영양 보조제, 샴푸, 커피라는 제품군에서 처음으로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며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성공 비결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후지미: 선택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피부 영양제'

일본의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약 15조 원(2019년 1조 4813억 엔)에 육박하는 큰 시장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건강보조식품 및 영양제의 종류도 수천 가지가 넘습니다. 문제는 종류가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정말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알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고객의 니즈에 주목하여 성별, 연령별로 꼭 필요한 영양소만을 묶어서 판매하는 영양보조제가 인기입니다. 건강식품 및 화장품을 제조하는 판클(Fancl)은 비타민, 철분과 같이 영양소별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40대 여성을 위한 영양제', '50대 남성을 위한 영양제'처럼 연령 및 성별로 꼭 필요한 영양제를 조합하여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선택을 도와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