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렇게 활용하세요

안녕하세요, 퍼블리 CEO 박소령입니다. '일 잘하는 회사의 일 잘하는 사람들' 시리즈 두 번째 주제는, 1:1 미팅 활용법입니다.

 

이 글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 아직 1:1 미팅을 하지 않고 있는 CEO 또는 중간관리자분들이 '당장 다음 주부터 1:1 미팅을 시작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도록 등을 떠미는 것
  • 이미 1:1 미팅을 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1:1 미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드리는 것

그래서 전반부에는 퍼블리가 1:1 미팅을 열심히 하게 된 이유이자 개인적인 실패담을, 후반부에는 존경받는 경영자들의 1:1 미팅 노하우와 저의 1:1 미팅 경험을 담았습니다.

나는 1:1 미팅을 왜 해야 하는지 몰랐다

퍼블리가 처음부터 1:1 미팅을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굳이 그걸 왜...?'라는 스탠스였습니다. 안 그래도 할 일이 너무 많고 이미 하고 있는 미팅도 많은데, 팀원 개개인과 1:1 미팅을 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거든요. 꼭 대화가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시간을 잡아서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으며 얘기하면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1:1 미팅을 시작했던 이유는 퍼블리 CPO/CTO* 이승국 님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대형 IT 기업 및 테크 스타트업의 매니지먼트 방법에 대해 그때나 지금이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 승국 님은 2016년 5월 퍼블리에 합류하자마자 '1:1 미팅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팀원들과 1:1 미팅을 하는 것이 매니저의 중요한 업무라면서요.

* 최고제품책임자/최고기술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Chief Technology Officer)

 

제가 별로 내켜 하지 않자, 승국 님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먼저 시작을 했습니다. 1:1 미팅 가이드라인 문서를 만들고, 본인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제품 디자이너, 그로스 매니저 조직부터 1:1 미팅을 시작했고요. 처음에는 월 1:1로 시작했으나, 다른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알고 나서부터는, 매주 1:1로 주기를 더 타이트하게 변경했습니다.  

이승국 님이 만든 1:1 미팅 가이드라인의 일부

1:1 미팅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두드러졌습니다. 승국 님이 탄탄한 제품 조직을 일구어 나가는 것이 팀의 분위기, 그리고 팀의 성과로 나타났거든요. 반대로 1:1 미팅을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진행했던 콘텐츠 조직은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2018년 1월부터는 저 역시 퍼블리 팀원 모두와 격월 1:1을 시작하게 됩니다. 당시만 해도 저의 1:1 미팅 아젠다는 그때그때 달랐습니다. 어떤 날은 잡담, 어떤 날은 업무 현안에 대한 대화, 어떤 날은 일하는 방식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다 저는 어떠한 계기로, '이런 식으로 1:1 미팅을 하다가는 큰일 나겠다'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2018년의 어느 초여름 저녁, 퍼블리 그로스 매니저 김민우 님이 잠시 할 말이 있다고 저를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날 민우 님과의 대화는 그 후 퍼블리의 거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게 됩니다.

 

"우리 팀은 얼라인먼트(alignment)가 너무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요." 팀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위해 매진하기보다는, 따로국밥처럼 각자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개개인이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한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보고 달려가는 상황에서는 회사가 제대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 민우 님의 설명이었죠.

 

당시 퍼블리는 채 20명도 되지 않는 규모였고, 제가 격월로 1:1 미팅을 진행한 지 반년이 되어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민우 님이 준 피드백은 당황스럽기도 했고 대표로서 몹시 뼈아픈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