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을지로: 20대에겐 새로운 경험, 노포와 간판 없는 가게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20년 1월에 발간된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0.03.12]
요즘 소셜미디어에서는 '힙하다'는 말이 유행이다. 힙플레이스처럼 카페나 맛집과 같은 장소에도 많이 붙는데, 개별 가게 하나하나가 아니라 아예 상권 전체가 '힙'하다고 불리는 곳이 있다. 을지로3가역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뻗은 좁디좁은 골목들, 그리고 그 속에 숨바꼭질하듯 자리 잡은 가게들, 바로 '힙지로(hip+을지로)'다.
을지로3가 인근은 본래 서울 도심에 위치한 제조 산업 클러스터였다. 그러나 각 제조 산업들의 전성기가 지나고,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물량이 급감하면서 이 지역 상권은 침체하기 시작했다. 2010년 중반 이후 을지로가 달라졌다. 노후화된 건물에 낮은 임대료로 작업실을 구할 수 있자 이곳에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와 BC카드 매출 데이터로 살펴본 을지로의 변신은 매우 놀랍다. '힙지로' 키워드가 본격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단 한 차례의 하락세도 없이 계속 언급량이 증가했으며, 해당 상권의 BC카드 월평균 이용액은 2년 전에 비해 19.3%. 월평균 이용고객 수는 10.5% 증가했다.
을지로 상권이 뜨는 이유를 알고자 한다면 '힙함'을 더 자세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트렌디'가 가장 비슷한 의미이지만, 단순히 최신 유행을 앞서가기보다 좀 더 새롭고 특이한 것, 혹은 남다른 것을 지향하는 스타일을 가리켜 힙하다고 표현한다.
을지로에 위치한 가게들은 거미줄 같이 펼쳐진 골목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골목 안쪽을 돌아 들어가야 가게가 있으며, 이 또한 건물의 2, 3층에 있기도 하다. 이렇게 을지로의 가게들은 찾기 힘든 위치에 있으면서도, 간판이 없거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표시된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