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에서 출발해 밖으로 나아가기

사이드 프로젝트에 첫발을 내딛기는 쉽지 않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도 될지 몰라 머뭇거리고, 고민할 새도 없이 새로운 회사 일이 잔뜩 쌓이고, 그러다 보면 여느 때와 같이 야근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결국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감도 잡지 못한 채 처음 열정은 식어버리고 다짐도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동하면, 회사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빠르게 시작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사내 활동을 할 때는 내가 직접 판을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시행착오를 겪을 위험부담이 적은 거죠. 특히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가 내게 맞을지 알지 못할 때는 사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활동들을 눈여겨보세요.

 

저의 경우에는 첫 직장에서 사내 기자와 강사로 활동했어요. 그러면서 '내가 정말 디자인에 관한 내 생각을 남과 공유하는 일을 즐기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어요. 이처럼 처음에는 사내 활동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파악하고, 이후에 조금씩 활동의 범주를 회사 밖으로 옮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이 지나 회사에서 짠 판이 비좁게 느껴진다면, 이제 더 넓은 무대로 눈을 돌릴 때입니다. 저도 본격적으로 회사와 상관없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사내 플랫폼이 가지는 한계에 좌절한 후였어요.

 

사내 기자를 할 때는 회사의 공식 채널에 글이 공개되는 만큼 '회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제'에 관한 글만 써야 했어요. '다른 직원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스타트업 서비스와 신흥 브랜드 등을 분석한 글을 썼을 때, '그룹의 입장과 다르므로 게재할 수 없습니다'라는 한 줄 평이 돌아오기도 했어요.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글을 쓰다가 본인만의 '데일리 리포트(Daily Report)'를 직접 만들었다.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