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일 10개를 정하라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8월에 발간된 <전략의 거장으로부터 배우는 좋은 전략 나쁜 전략>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1982년 나는 한 점심자리에서 한때 미국 최대의 부호로서 유에스 스틸(U.S. Steel)*을 세운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미국과 중부 유럽에 생산 거점을 가진 종합제철회사

때는 1890년이었다. 피츠버그의 한 저택에서 카네기를 비롯한 유력인사들이 모두 모이는 칵테일 파티가 열렸다. 카네기는 한쪽 구석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시가를 피우며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 그에게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ck Taylor)라는 유명 컨설턴트를 소개해 주었다. 그는 미심쩍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가 "이보게 젊은이, 자네가 내게 경영에 대하여 들을 가치가 있는 이야기를 해주면 1만 달러를 주지"라고 말했다.

 

당시 1만 달러는 상당한 거액이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대화를 멈추고 테일러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테일러는 "카네기 씨,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10가지를 작성하세요. 그리고 1번부터 시작하세요"라고 말했다.
 

일주일 후 테일러는 카네기가 보낸 1만 달러짜리 수표를 받았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농담인지 아닌지 분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카네기는 극히 기본적인 조언에 1만 달러를 지불했을까? 목록을 작성하라는 것은 자기계발서에 흔히 나오는 말이었다. 이처럼 단순한 조언이 어떻게 카네기처럼 경험 많은 기업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을까?

 

나는 그날 밤 이 이야기에 숨겨진 깊은 진실을 깨달았다. 카네기에게 도움을 준 것은 목록 자체가 아니라 목록을 작성하는 일이었다.

 

목표를 정하기만 하면 저절로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간의 주의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주의력은 조명등처럼 한 곳에 집중하면 다른 곳을 더 어둡게 만들었다. 그래서 하나의 사안에 매달리면 다른 사안들을 간과하기 쉬웠다. 

 

운전에 신경쓰다 보면 우유를 사가는 일을 깜박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문제는 당면한 사안에 정신이 팔려서 더 중요한 목적을 잊게 된다는 것이었다. 가령 경력 관리에 매몰된 사람은 가정을 소홀히 하기 쉬웠다. 우선순위에 대한 감각을 되찾는 것은 언제나 문제가 생기고 난 후였다. 또한 입찰 경쟁을 이기는 데 혈안이 된 기업가는 정작 인수 목적을 잊어버리는 수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