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이 왜 중요한가?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2월에 발간된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사람은 한번 편해진 것에 익숙해지면 다시 돌아가기 힘들다. 그것이 편의성으로 차별화한 상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되는 이유이다. 집 앞 편의점이 없어져 5분 더 걸어야 하는 불편함은 소비자의 강력한 니즈로 나타나며 그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대체재는 반드시 등장한다. 5분 더 걷는 것이 그리 큰 불편함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편한 것에 약하다. 편함은 비가역적이다. 즉, 한 번 편해지면 불편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번 자기 차를 이용해 이동을 해본 사람은 차 없이 생활하기 어렵다. 어제 차가 없어졌다면 아마 오늘 차를 알아볼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도 차는 있어야 한다. 차가 있을 때 편하다는 것을 몸이 알아버렸고 몸이 알아버린 편함은 좀처럼 잊히지 않고 자꾸 불편함을 상기시킨다.

 

한 번 진공청소기를 사용해 봤다면 다시 수수 빗자루나 갈대 빗자루로 돌아가기 힘들다. 팔 몇 번 흔들어서 빗자루질하는 것이 그리 힘든 일도 아닌데 빗자루보다 거의 백 배는 비싼 진공청소기를 더 선호한다. 아예 빗자루는 사람들의 고려대상에서 빠져버렸다. 편의성 차별화는 이렇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조그만 편함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편의성 차별화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파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편의성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과(퍼포먼스)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신뢰성이나 기능성의 경우 그 효과를 빠르게 체감하기 어렵거나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편리한 것은 금방 안다.

 

예를 들어 안전한 식품은 진짜 안전한지 아닌지 그 효과를 잘 느끼지 못하고, 건강보조제나 기능성식품은 실제 그 기능이 직접적으로 느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편리한 것은 금방 느낀다. 따라서 상품의 인지율 확산속도나 바이럴 속도가 매우 빠르다.

 

마켓컬리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구매 편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사용한 포장재까지 수거해가는 마켓컬리는 편의성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식재료, 안전한 식재료라는 신뢰성 차별화 요소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는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문 앞에서 바로 체험할 수 있는 샛별배송이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과 프리미엄 식재료를 무기로 창업 약 3년 만에 연 매출 1000억 원 수준의 기업이 되었다.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배달해 주는 충격적인 편의성 차별화는 강한 퍼포먼스를 구현해 냈고 그에 따라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천그루숲

하지만 편의성은 다른 차별화 속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따라 하기 쉬운 차별화이다. 편의성 차별화 포인트가 각광을 받으면 비슷한 제품들이 금방금방 나온다. 

 

따라서 다른 경쟁자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배타적인 권리를 미리 구축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 권리는 특허가 될 수도 있고 러브마크*로 성장한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대형 설비일 수도 있고 특별한 공간일 수도 있다. 물론 소비자의 마음속에 일찌감치 강하게 자리 잡는 방법도 있다. 분명한 것은 향후에 경쟁자들이 비슷한 상품으로 도전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미리 고민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 소비자들과 감성적으로 연결된 브랜드

 

편의성 차별화에서 배타적 권리 확보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