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의 시대, 바뀌는 소비자 행동

저자 정희선

 

일본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컨설팅과 리서치 업무를 합니다. 이를 통해 발견한 일본의 경제와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MBA과정에서 소비재 마케팅을 전공하였으며, 우리 생활에 밀접한 소비재와 리테일 산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0.01.30]

 

일본 경제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저성장', '잃어버린 20년'이다. 버블경제가 붕괴된 1990년대부터 경기가 침체되고 임금도 물가도 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오랜 기간 불황의 시대에 살아왔기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최근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 젊은이들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초저가 혹은 중고제품을 구입하며, 물건이 아닌 체험에서 만족감을 얻는 경우가 늘어났다.

 

초고령화, 출생률 저하로 인해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일본의 많은 산업은 성장을 멈추거나 시장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불황 속에서도 성장하는 두 시장을 들여다보면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바로 구독경제와 중고 매매 시장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물건을 사지 않고 구독(subscription)한다. 물건을 구입해도 새로운 제품이 아닌 중고제품을 선택한다. 지금부터 변화하고 있는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소개하려 한다.

구매하는 대신 구독하는 시대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구독경제다. 본래는 신문이나 잡지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서비스를 의미하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영화·음악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에 이어 최근에는 물건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그중에서도 특히 물건을 구독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소비자의 생활에 깊숙이 침투했다. 고급 가방, 시계, 옷, 야채, 맥주, 커피, 가구 등 의식주 모든 영역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대신 구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왜 물건 구독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