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중국을 따라 할 차례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3월에 발간된 <포노 사피엔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0.01.08]

중국은 디지털 소비 문명에 관한 한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세계 최고의 선진국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을 잘 보려 하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우리는 미국과 일본을 벤치마킹해 선진 기술을 받아들여왔기 때문에 중국은 우리보다 한 수 아래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기술적인 면이라면 틀린 말이 아니지만 소비 문명으로 가면 얘기가 다릅니다. 비록 미국에서 시작된 디지털 문명을 따라 해서 시작했다지만, 중국은 놀라운 추진력으로 미국보다 더 빠르게 디지털시장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소비 문명 변화의 방향을 중국에서 배워야 합니다.

 

중국이 디지털 소비 문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본격적인 신호탄을 쏜 것은 2012년이죠. 그 상징이 우버차이나입니다. 2012년 중국에서는 우버 서비스가 전격 허용됩니다. 물론 우버차이나 외에 디디다처(滴滴打车)와 콰이디다처(快的打车)가 함께 출범하며 경쟁 구도를 취합니다.

 

그렇더라도 놀라운 결정입니다. 우버와 유사한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존 택시업계는 몰락한다는 게 이미 우버가 확산된 도시에서 확인된 사안이었기 때문이죠.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우버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깜짝 놀랄 만한 전격적인 시행에 놀라 중국 학생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중국 택시회사들은 괜찮아? 우버 실시한다는 데도?

중국 학생이 웃으며 대답합니다.

교수님, 저희는 공산당이에요. 정책은 협의의 대상이 아니고 당의 지령입니다.

그 대답이 놀라우면서 한편으로 섬뜩했습니다. 2012년 중국 공산당은 15억 중국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지령을 내린 것이죠. '오늘부터 택시는 폰으로 불러 타고 요금도 폰으로 결제하라.' 포노 사피엔스의 문명을 표준으로 선택하겠다는 메시지를 온 국민에게 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