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는 '흔적'을 남긴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3월에 발간된 <포노 사피엔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디지털 소비 문명에 맞춰 사업을 기획하려면 디지털 플랫폼,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학습이 필요합니다. 신산업 기획의 '3콤보'라고 해두죠.

 

우선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모든 소비의 문명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시대입니다. 이것이 기술적으로 어떻게 구축되고, 서버와 앱·웹의 관계는 어찌 되는지, 소비자는 이걸 어떻게 활용하는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잘 모른다면 배워야 합니다.

 

기술적 이해를 마쳤으면 이제 더욱 중요한 걸 학습해야 합니다.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소비는 어떻게 해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요. 앞서 말한 것처럼 자크 아탈리는 음악 소비의 변화가 미래 산업 변화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지난 30년간 이 방법을 통해 실제 산업과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유명해졌죠.

 

그의 가설은 지금까지도 잘 맞아 떨어집니다. 사실 음악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그리고 공통적인 소비재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며, 그래서 소비량이 엄청날 뿐 아니라 그 취향도 매우 다양합니다. 때문에 음악산업은 모든 소비 분야 중 가장 빠르게 기술을 흡수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이후 첨단 과학이 반영된 제품의 제조기술은 음악(크게 보자면 미디어)이 선도해왔습니다.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IT 제품들이 등장했죠. 집집마다 오디오가 있었고 길에서도 좋은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워크맨이라는 혁신적인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차에서도 오디오 시스템이 중요해졌고, 소풍을 갈 때도 그에 맞는 제품이 필수였습니다.

 

2000년대에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제품의 전성시대, 제조의 전성시대였습니다. 소니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이때입니다. 음악에서 비디오에 이르기까지 미디어를 소비하는 모든 기기가 첨단 IT 산업 시대를 선도하며 새로운 문명을 제품으로써 만들어가던 시대였습니다. 음악 자체도 카세트테이프나 CD 같은 제품에 담겨 팔리는 게 상식이었습니다.

 

그런데 MP3 플레이어와 아이팟이 등장하면서 음악 소비의 근간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음악을 듣기 위한 제품은 여전히 필요했지만, 음악 자체는 제품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흔히 말하는 서버)을 통해 유통되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