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에 공존하는 전혀 다른 일상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0월에 발간된 <디지털 트렌드 2020>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0.01.16]

 

기업에서 말하는 디지털은 뜬구름으로 시작한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공통 메시지를 만든다. 만들어진 메시지는 다양한 매체를 타고 바깥으로 전파된다.

 

드물지만 돈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도 종종 등장한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 또 다른 뜬구름이 터지는 그 순간까지 생명력을 가진다. 디지털이 만드는 뜬구름은 기업의 현재를 새롭게 정의하고, 미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업과 구성원의 생계를 유지한다.

 

필자 역시 이러한 전 과정에 참여했다. 이미 10년 전에 인공지능의 초기 버전인 음성 변환(TTS)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모바일 결제 시장 초기에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결제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필자의 부모님과 친구의 일상은 여전히 10년 전에 머물러 있다.

 

내가 그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들의 일상과 일상 속에서의 기술 수용성을 변화시킬 마음도 전혀 없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나 취향에 따라 필요한 기술 수준이 다른 것이니까. 기술은 절대성이 아닌 상대성에 따라 평가되는 것이니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용어가 있다. 전통 기업이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뜻하는 이 용어는 이용자의 공감이나 관심을 받을 수 없다. 일상과 동떨어져 있으니까. 어떻게 하면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하이테크를 도입할 수 있을까에 매몰되어 있으니까.

 

또한, 대체로 큰 그림에만 초점을 맞춘다. 모든 디지털 비즈니스에서의 큰 그림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실제 가치를 지니려면 디테일과 연동되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디테일은 무엇인가. 실물 경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