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을 분리하는 스핀오프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0월에 발간된 <디지털 트렌드 2020>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0.01.16]

 

'스핀오프(spin-off)'라는 용어는 대중문화와 경제경영 분야에서 종종 쓰인다. 두 분야에서 사용되는 스핀오프의 공통점은 '작은 것을 분리한다'는 점이다.

 

대중문화에서의 스핀오프는 경쟁력 있는 캐릭터나 콘텐츠를 핀셋처럼 뽑아서 확장하는 것이다. 북미권 드라마, 영화로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해 2000년대 이후 국내 대중문화 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영화가 대표적이다.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와 <배트맨>의 '캣우먼' 캐릭터는 각각 <장화 신은 고양이>와 <캣우먼>이라는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국내에도 유명한 미국 드라마 <CSI>는 <CSI: Miami>와 <CSI: NY> 등으로 스핀오프되었다.

 

국내 경제경영 분야에서의 스핀오프는 1997년 3월, 벤처 활성화 목적으로 공식 허용되었다. 따지고 보면 스핀오프는 2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기업 내에서 계륵의 위치에 있거나,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춘 사업이 대상이었다.

울타리에서 나온 조직

대부분 기업은 연말이 되면 이듬해 계획을 세우고, 연초가 되면 한 해 계획을 확정한다. 팀원에서 팀장으로, 팀장에서 임원으로, 임원에서 사장까지 수십 번의 보고에 지칠 때 즈음이 되면 결론이 난다.

 

다사다난했던 과정을 거쳐 온 임직원은 2월부터 확정된 계획과 목표에 따라 달려간다. 대기업의 일반화된 모습이다. 물론 규모에 따라 등급 매겨진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라도 그 확률이 줄어들 뿐 예외로 볼 수 없다.

 

그런데 이제 기업도 봄·여름·가을·겨울 상관없이 상황에 맞게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기업의 전략과 목표 수립에 관한 반복된 풍경이 변하려는 조짐이 발견된다. 덩치가 큰 기업, 전통적 상명하복의 문화가 굳어진 기업은 내부의 모든 문제를 더는 안에서만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