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의 '돈' 줄다리기

이프로: 그런데 홍 교수님, 사람들은 경기가 어려울 때 나라가 돈을 써야 한다는 것에 더 동의할 것 같아요.

 

홍기용: 저는 어려울수록 감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봅니다. 법인세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고도성장기나 경제 개발시대에나 정부 지출로 경기부양이 가능했죠.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거나,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많은 곳에 거금을 투자했습니다. 이럴 땐 정부 역할이 컸습니다.

 

선진국형 산업, 첨단 산업이 중심인 지금 정부가 돈을 쓴다고 경기부양에 도움이 된다? 이번에 늘어난 세금 44조 원 중 경기부양을 위한 연구개발(R&D), 산업에너지, SOC는 다 합해봐야 11조 원입니다. R&D 비용은 3조 6000억 원뿐이고요.

 

이 11조 원으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한다? 차라리 규제를 풀어 민간의 영역을 키워줘야 한다고 봅니다. 오히려 주변국보다 더 규제를 옥죄는 상황입니다. 이런 건 내비두고 세금으로 경기부양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품목 100개를 국산화한다든지 하는 정책도 있지만 지출 규모로 보면 산업을 일으키기에 부족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8월 5일 '대외의존형 산업구조 탈피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전기전자·기계금속·기초화학 등 6개 분야의 핵심품목 100가지를 국내에서 공급하거나 대체 수입선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프로: 어려울수록 기업이 돈을 쓰고 투자해야 하는데, 기업의 투자 여력을 정부가 세금으로 걷어간다고 하셨습니다. 과거에는 세금으로 SOC, 즉 철도나 도로를 깔아 경제적 효과를 누렸지만 지금은 기업 연구개발에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