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무한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2월에 발간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온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우리는 넘쳐나는 물건들 속에서 살고 있다. 한국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1990년 이후 출간된 한국 도서만 100만 권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 소설책 한 권을 고르려면 10만 권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것은 등록되어 판매되는 한국어 책으로 한정한 것이고, 외국어로 쓰인 해외 소설과 인터넷에서 유무료로 제공되는 이야깃거리까지 합한다면 선택의 폭은 거의 무한대가 된다.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영문 소설만 약 450만 권을 판매하고 있다(2017년 11월 기준).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현재 모든 카테고리로 확장한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다. 2015년 아마존의 거래금액은 2,256억 달러, 한화로 251조 원이다. 이것은 서울시 한 해 예산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 한 편을 보려고 해도 선택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은 1천만 곡의 음원을 보유하고 있고,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인 왓챠플레이에서는 월정액으로 6천 편의 영화나 드라마 중 하나를 골라 볼 수 있다(2016년 기준).
스커트를 하나 사려면 얼마나 많은 제품을 살펴보아야 할까? 쇼핑몰 중개 서비스인 네이버 쇼핑에는 220만 가지의 여성 스커트가 등록되어 있다(2017년 11월 기준). 한 개당 1분씩, 하루 8시간을 쉬지 않고 꼬박 살펴보아도 12년이 넘게 걸린다. 인터넷 중고 시장이나 해외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스커트까지 확장한다면 아마 반평생쯤은 스커트만 살펴보는 것으로 보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스커트까지 포함한다면 평생을 바쳐도 불가능한 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