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D-1, 솔직한 심경

공동 필자 남기용님이 방금 전에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마치시고 니스행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저도 내일 같은 시간에 떠납니다. 정확히 오늘로부터 3주전, 페이스북 '광고의 모든것' 페이지에 우연히 방문하고 필자 모집 공고를 발견했던 작은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여기까지 왔네요.

 

필자 선정으로부터 출국까지 3주가 채 안되는 짧은 기간, 퍼블리 프로젝트 사상 첫 필자 공개 모집. 풀타임으로 회사 근무 중. 칸 광고제의 높은 비용으로 인해 퍼블리 역사상 가장 높은 펀딩 목표 금액. 기존 내정되었던 슈퍼셀 발표 세션 취소.

 

어쩌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하루하루 현실로 다가오면서 큰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 백미는 제가 올린 자기 소개 글이 다음 메인에 소개되면서, 무려 13만 명이 제 글을 읽게 된 사건입니다.

 

그전에야 공개적으로 글을 써본 건 개인 블로그 정도였기에, 처음으로 악플(?)을 경험하기도 했고, 친구의 친구분에게 따끔한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댓글이 저에게 보이는 걸 모르고 쓰신 것이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셨던 분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해 봅니다...

프로젝트가 28일 남은 지금, 무려 152분이 총 5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저희 프로젝트에 펀딩 해주셨습니다. 아직 1500만 원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지만, 이미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기용씨와 저 둘 다 '검증된' 필자라고 보기는 힘들 텐데, 저희가 만들어가고 있는 콘텐츠에 보내주시는 신뢰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출국을 하루 앞둔 제 솔직한 심경을 독자 여러분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 봅니다.

서로에게 전염되는 용기

필자로 선정되고 나서 퍼블리 팀에 3번 물어봤습니다. "혹시 프로젝트가 취소될 가능성은 없나요?" 저는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하고 싶었습니다. 그때마다 퍼블리 측에서는 "그럴리 없다."라고 일관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6월 8일 저녁,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서 성수동 퍼블리 사무실에 프로젝트 팀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였습니다. 그날 아주 강하게 받은 느낌은, 우리 팀이 정말 "용감하다"는 것이었고, 그 용기가 서로에게 전염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용감한 사람은 실패할 가능성도 크지만, 커다란 성공은 결국 용감한 사람들의 전유물입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이후로는 동료들의 용기를 믿고 모든 부담을 떨쳐버렸습니다.
 

Talk to strangers

이미 몇 번 언급한 내용이지만, 칸에서 저는 세션을 주로 커버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제가 내심 기대하는 부분은 '과연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입니다.

 

사람들은 500만 원이나 되는 금액을 지불하고 세션만을 위해서 이런 컨퍼런스에 참가하지는 않습니다. 요즘 유튜브나 다른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주옥같은 내용의 콘텐츠들을 충분히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행사들이 퇴색하기는커녕, 더욱 흥행하고 발전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 덕분입니다. 칸 공식 홈페이지에도 행사 소개 란을 아래와 같은 문구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Talk to strangers. There is no other place on earth where you'll find 15,000 people who love advertising as much as you do."

설레고 기대됩니다. 재미있는 사람들을 여러분 대신 많이 만나고 오겠습니다. 평소라면 아마 말을 못 걸고 멀리서 구경만 하겠지만, 여러분의 펀딩 덕분에 말이라도 한번 더 붙이고, 함께 사진이라도 한 장 더 찍고 올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8일 동안 칸에서 뵐게요.

그리고, 회사 동료의 지원으로 좋은 장비도 장만해서 가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