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도 없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리를 팔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9월에 발간된 <나는 대한민국 상사맨이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투명한 가격으로 대량의 물건이 거래되는 원자재 시장에서 기상천외한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일은 거의 없다. 원자재라고 불리는 상품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명확하게 정해진 용도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곡물을 포함한 원자재 시장에서는 모든 것을 가격으로 승부한다.

 

그렇다면 시장 개발을 위해 출장을 가는 목적은 무엇일까?

  • 기존에 거래 관계가 없던 업체를 만나 거래를 트자고 하는 경우다. 우리도 시장에서 평판이 좋은 회사고 당신들에게 좋은 가격을 줄 수 있으니 함께 비즈니스를 하자고 제안한다.
  • 이미 관계가 있는 업체를 만나 친분을 더욱 돈독히 하는 경우다. 이 일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조금이라도 얼굴이 익고 친한 사람에게 팔이 굽을 수밖에 없다. 기회를 내 쪽으로 끌어오기 위해 거래처와 같이 밥도 먹고 친분을 다진다.
  •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시장 환경을 조사하는 경우다. 정보가 부족한 시장에서 다른 경쟁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 푼이라도 우리의 가격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지에서 답을 찾는다.

전 세계에서 보리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 적이 있다. 여행으로도 가기 어려운 대표적 나라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제군주와 이슬람 근본주의가 지배해 외국인의 출입을 매우 엄격하게 통제한다. 이슬람교도들이 성지순례를 목적으로 메카나 메디나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면 외국인에게 관광 비자가 발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