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은 비행기를 타고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9월에 발간된 <나는 대한민국 상사맨이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종합상사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해외 출장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제일 좋은 점이 뭐냐는 질문을 종종 받으면 제일을 꼽기는 어려워도 '출장'을 빼놓을 순 없다.

 

종합상사에서 출장 기회는 정말 많다. 부서마다 편차는 있지만 회사 안에서 출장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서라 해도 타 업종에 비하면 평균적으로 많은 편이다. 각 영업 조직에서는 주어진 출장비를 알차게 다 쓰는 것이 목표 아닌 목표다. 출장비가 남는다는 것은 영업사원들이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사용하지 않았거나 출장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팀일수록 다양한 국가로의 출장이 많다. 전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회사의 먹거리가 될 사업의 씨앗을 뿌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이 성숙해져 있고 담당자별로 사업 구도가 잘 형성되어 있는 타 팀과 달리, 내가 속해 있던 곡물팀은 회사의 신규 사업으로 이제 막 성장 중이었기에 출장이 더욱 많았다. 하도 많아서 일 년 중 모든 부서원이 모여 있는 시간은 손에 꼽아 전체 팀 회식 일정을 잡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가난한 학생 시절의 배낭여행과 상사맨의 출장은 매우 다르다. 항공권과 숙박비는 물론이고 넉넉한 식비에 출장 수당까지, 그야말로 출장자는 먼 땅에서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한 끼를 먹기에 넘치는 식비를 지원해줘서 거래 상대방에게 식사 대접하기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출장비는 회사의 비용인 만큼 최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 하루라도 현지 체재비를 줄이고, 같은 노선일 경우 조금이라도 저렴한 항공사를 선택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출장자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