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종합상사의 모습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9월에 발간된 <나는 대한민국 상사맨이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종합상사는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유형의 회사다. 주로 OO물산, OO상사, OO인터내셔널 같은 이름을 달고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달리 '종합상사', '물산', '상사' 같은 단어를 정확히 영어로 번역하기는 어렵다. 트레이딩 컴퍼니(trading company)라는 말도 떠오르지만, 특정 품목에 집중하는 서구권의 트레이딩 하우스와 종합상사는 확실히 성격이 다르다. 그 때문에 'chaebol(재벌)'처럼 종합상사(綜合商社) 또한 일본어 그대로 'Sogo shosha'라고 부르기도 한다.

 

드라마 <미생>이 히트를 쳤으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종합상사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상사맨은 최고의 배우자감 중 하나이자 대학생들에게 선망의 직업이기도 했다는데 말이다.

 

한편 종합상사가 아직도 명문대생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장으로 손꼽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종합상사의 본고장인 일본이다. 19세기 중반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근대화의 길을 걸으며 세계 시장에 문을 열었다. 바로 이 시기에 성장한 거대 재벌 미쓰비시, 미쓰이 그룹에서 최초의 종합상사가 탄생하였다.

 

지금은 미쓰비시나 이토추보다 전 세계적으로 더 유명하고 거대한 나이키조차도 창업 초기 과정에서 일본 종합상사 닛쇼이와이의 큰 도움을 받았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Phil Knight)의 자서전을 보면, 1970년대 초 미국의 경제인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일본의 종합상사를 바라봤는지 잘 나타난다.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기도 하고 종합상사의 역할을 압축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어 해당 구절을 직접 인용한다.

* 관련 기사: 나이키 본사에는 왜 '일본 정원'이 있을까(재팬올, 201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