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사람은 사랑마저 수입해야 하나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2년 10월에 발간된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큐레이션하였습니다.

직장의 선택에는 사회 경제적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준다. 경기 호황이 이어질 때는 고용을 늘리려는 회사가 많아지고 직장을 고르는 쪽이 사람을 뽑으려는 쪽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이와 달리 경기 불황이 이어질 때는 회사가 저희 취향의 디테일에 맞추어 사람을 뽑을 수 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또한 사회적 변화는 개인의 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 전쟁이나 지진 같은 큰 자연재해 그리고 극심한 경기 침체나 호황은 모두 개인의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준다. 남성과 여성의 성비 불균등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빈부 격차 또한 마찬가지다.

 

대학이나 직장을 선택할 때 사회적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기는 쉬워도, 배우자 선택에 대한 사회적 영향은 인식하기 어렵고 인정하기는 더 어렵다. 하지만 개인이 그것을 인식하기 힘들고 인정하기 싫다고 해서 사회적 영향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경제 정책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인식하기는 어려워도 그 효과는 분명히 작용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남아 선호와 선별 출산이 여성 비율의 감소라는 사회적 결과로 이어지면 사랑마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현상은 남아 선호를 유지하던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나타났다. 그 바람에 결혼 적령기의 농촌 총각들은 사랑마저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농촌 남성만 불균등한 성비에 따른 비용을 지불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체감하기 쉽지 않았을 뿐이지, 남성 대부분의 선택 또한 크게 제한을 받았다. 여느 남자들의 배우자 선택도 남녀 성비가 적절하게 유지되었을 때보다 불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부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일이 미국에도 있다. 약 230만 명의 미국인이 감옥살이를 한다. 미국의 1인당 수감 비율은 캐나다의 약 6배, 프랑스의 8배, 일본의 12배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그 비율이 높다.

 

그런데 수감률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감옥에 있는 사람들의 거의 절반이 흑인 남성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흑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지만, 전체 수감자의 50% 정도가 흑인이다.* 이런 현상은 분리주의가 횡행하던 1950년대에도 수감자 가운데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1965년과 1969년 사이에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중퇴한 흑인 남성의 60%는 감옥에 한 번 넘게 갔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