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홍대에서 산업을 만난다

홍대는 내게 산업단지다. 홍대를 유흥가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에게 홍대는 저렴한 클럽, 술집, 식당, 옷가게가 많아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소비 공간일 뿐이다.

 

홍대문화의 독립성과 자유, 그리고 다양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홍대를 어떤 공간으로 생각할까? 그들에게도 홍대는 치유와 사유의 장소일 뿐, 생산과 고용을 창출하는 산업 현장은 아니다. <홍대앞 뒷골목>의 작가 양소영의 말대로 홍대는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것에 익숙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홍대에는 분명 중심 산업이 존재한다. 상업지역으로 머물러 있는 서울의 다른 골목상권과 달리 이곳은 하나의 산업단지를 형성한다. 관광·음악·연예·문화예술·디자인·출판·영상·IT 등 다수의 산업이 상생하면서 새로운 문화와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생산·주거·오락 활동이 한 곳에서 일어나는 창조적 산업단지다.

 

홍대가 산업단지임을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역은 관광산업이다. 홍대는 국내외 젊은 여행자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다.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가 바로 홍대다. 홍대는 여행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청년문화, 공항철도 한 번으로 인천공항에서 서울 도심까지 들어올 수 있는 접근성, 다양한 외국음식점, 게스트하우스 등 외국 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 홍대의 강점이다.

 

인디뮤직을 바탕으로 성장한 음악·연예산업도 홍대의 대표 산업이다. 문화정치학자 이무용은 홍대의 정체성을 인디뮤직에서 찾으며, 지역 정체성의 변화가 음악과 청각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산업 분포를 분석하면 홍대 지역은 강남 일대와 함께 오디오물 출판과 원판 녹음업의 중심지로 두각을 나타낸다.

 

홍대의 문화예술산업은 KT&G 상상마당, 산울림소극장, 비보이전용극장 등 소극장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레진코믹스V홀, 예스24 뮤직홀, 웨스트브릿지 등의 공연 공간도 홍대 산업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