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km 고공비행과 50m 저공비행

비즈옵스를 하면서 느끼는 큰 부분 중 하나는 큰 차원의 전략적인 사고방식과,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챙기며 일을 해나가는 실행력을 동시에 배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행으로 치자면, 50km 상공의 고공비행과 50m 상공의 저공비행을 모두 해낼 수 있어야 비즈옵스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어웨어*(Awair)에서 유럽 시장 진출 전략을 고민할 때의 일이다. 그전까지 어웨어는 유럽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팔지 않고, 북미·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었다. 내부 자원의 배분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서였다.

* 2013년 창립한 사물인터넷 기반의 실내 환경 측정 및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실리콘밸리 소재 스타트업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 제품에 대한 유럽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다. 어웨어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유럽인이 늘었고, 아마존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유럽 고객 수도 꾸준히 증가 추세였다. 시장의 규모도 컸다. 유럽 시장에서 애플·핏빗(Fitbit) 등 소비자 가전 비즈니스의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봤을 때, 유럽은 절대 작은 시장이 아니었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도 유럽진출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시장 진출을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 다양하다는 데 있었다. 세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통관 문제는 없는가, 누가 우리 제품의 수입·배송·고객관리를 담당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총괄해서 해결할 수 있는 중간관리상을 통해야 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직접 현지 인력을 뽑아 새롭게 운영조직을 만들 것인가. 이런 다양한 옵션들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전략과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하지만 이미 구성원 대부분이 150~200%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완벽한 전략을 수립할 시간도, 인력도, 예산도 없었다. 나는 최소의 자원을 투입하여 가장 큰 수익을 창출하고 결과를 내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추가 매출 창출이었다. 비즈니스의 진화단계에서 지금 우리 회사는 매출이 이익보다 훨씬 중요했다. 두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우리의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매출이 급하기로서니, 우리 브랜드와 전혀 맞지 않는 리테일과 파트너를 맺어 제품을 헐값에 팔면서 제품의 브랜드를 훼손할 수는 없었다.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의 브랜드 인식을 높여야 그만큼 브랜드 자본도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