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비즈옵스란 무엇인가?
여기까지 그동안 비즈옵스로 일하며 배우고 느낀 것들을 풀어 보았다. 돌이켜보면 정말 다양한 일을 겪었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 채 스타트업에 입사하여, 시드 스테이지에서 시리즈 B까지 스타트업의 운영 전반을 리드했고, 비즈옵스팀을 꾸리고 운영하며 수많은 실리콘밸리의 비즈옵스 인력을 만나고 교류해왔다.
결국 비즈옵스의 역할을 한마디로 알기 쉽게 표현한다면 뭐라고 해야 할까? '무엇이든 해결하는 맥가이버', '오지랖 넓은 참견쟁이', '올스타 플레이어' 같은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영어로는 스위스 맥가이버 칼(Swiss Army Knife), 비즈니스 운동선수(Business Athlete) 같은 표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비즈옵스는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그리고 테크 기업에서 가장 주목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직무 중 하나다. 아직 실리콘밸리에 비해 한국은 스타트업의 역사가 짧아서 비즈옵스와 같은 새로운 직무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의 진화와 함께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더욱더 많이 주목받고 성장할 직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경력 설계 입장에서 본다면, 경영학을 포함한 인문학도들이 주로 고려할 만하다. 특히 제품개발이나 운영·마케팅·영업·인사 등 특정 업무에 본인의 직무를 한정 짓기 싫거나, 아직 본인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비즈옵스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볼 좋은 기회다.
요즘 눈에 띄는 트렌드는 컨설팅·투자은행 등으로 대표되는 프로페셔널 서비스 펌(Professional Services Firm)의 쇠퇴 및 진화다. 기존에는 광범위한 서비스를 로펌·컨설팅·투자은행 등에 외주로 맡겼다면, 이제는 앞선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했듯이 비즈니스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내부에 이런 서비스를 직접 보유하려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많은 프로페셔널 펌이 특정 직무*로 영역을 좁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