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ator's Comment: 아날로그의 새 얼굴을 찾아서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도쿄X라이프스타일>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큐레이터의 코멘트는 회색 박스로 표시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할 때는 아직도 메모지와 펜을 꺼내 듭니다. 틀려도 지우기 어렵고, 이미 써버린 문장의 순서를 바꾸기도 쉽지 않지만, 손으로 직접 종이 위에 글씨를 써 내려갈 때의 매력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괜히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듯한 기분도 들고요.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디지털에 둘러싸인 일상 속에서 의식적으로 붙잡고 있는 저만의 아날로그일지도 모릅니다.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의 느낌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수백만 개의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지만 굳이 카세트테이프를 모으고,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메모하고 여기저기 공유할 수 있지만 굳이 손으로 쓰는 여행 다이어리를 사는 사람들을 위한 두 곳의 상점이 있거든요.

'왈츠'와 '트래블러스 팩토리'를 만나면 아날로그는 도태되고 불편한 옛것이 아니라, 디지털보다 힙하고 때론 편하기까지 한 현재의 것이라는 말을 믿고 싶어질 것입니다.

원하는 삶을 찾는 사람들, 왈츠

나카메구로(中目)의 조용한 주택가에 '왈츠(Waltz)'라는 이름의 카세트테이프 전문점이 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생산한 데모 카세트테이프가 모두 이곳으로 보내질 정도로 왈츠는 수많은 컬렉션을 보유한 매장이다. 실제로 매장에 흘러나오는 음악도 카세트테이프로 튼 것이었는데, 놀랍게도꽤 음질이 좋았다. 공간 한편에는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