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넥슨 사람들 이야기

지난 2월 테헤란로 북 클럽*에서는 넥슨의 20년을 다룬  「플레이」를 다뤘다. 북 클럽에서 다룰 책을 선정할 때 보통 외재적으로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플레이」는 내가 읽고서 이 책을 꼭 다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 분들께 부탁을 드려 성사시키게 됐다.

* 테헤란로 북 클럽: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운영하는 북 클럽으로 한 달에 한 번 스타트업/경영 주제 책을 공유한다. 책의 저자나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책의 핵심을 들을 수 있다. 

「플레이」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스타트업이나 기업에 있어
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것이다.

스타트업 동네에 있어 보면 반짝반짝한 아이템과 기술로 창업을 하는 팀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지속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다. 충분히 오래 지켜볼 수 만큼 존속한 넥슨이 그것을 증명했다.

 

스타트업을 볼 때 팀을 보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고, 사실 나는 아직 존속된 비즈니스를 지켜볼 만큼 이 동네에 오래 있지 않았다.

그래서 비즈니스의 지속이 팀에 있다면
'그 팀을 구성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클럽 강연에서 저자는 넥슨에는 '우연'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초창기 넥슨에는 비전형적인(abnormally) 사람이 우연히 많았다. 그 우연이 넥슨을 만들었다.

책 「플레이」의 시작은 학부 5학년인 김정주가 KAIST 대학원에 떨어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김정주 NXC 대표가 인터뷰 중에 잠시 흘린 말이었다. 그것을 책의 시작에 둔 것은 대기업이나 대학원에 들어가 평균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사람이 평균이 될 수 없게 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사회는 사람을 평균적인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평균의 총합은 평균에 그치고 만다. 이제 사회에는 평균적인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전형성을 좋아한다.

넥슨에는 그 비전형성이 가득했다. 넥슨의 돈줄이 되어주던 웹에이전시 사업 대신 게임을 선택한 것도 넥슨의 비전형성이 반영된 것이다.

- 신기주 저자 강연 중 -

초창기의 넥슨은 회사라고 하기 힘들 정도의 비전형적인 인물이 많이 있던 곳이었다. 책에 따르면 그들은 우연히 모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연은 수많은 원인 중 결과에 연결되는 것을 고를 수 없을 때 꺼내는 인덱스이기 때문에 뭔가 다른 게 있을 것 같다.

 

책에서는 그렇게 경계했지만, 비전형적인 사람들과 함께할 있었던 김정주 대표가 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넥슨에선 '신은 늘 김정주 사장 옆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사실 김정주가 늘 미래 곁에 있었다."라고 한 것처럼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이 '우연히' 모일 토양을 김 대표가 마련했기 때문이다.

기업생태계에 있어서 넥슨이 갖는 강점이자 특이점은 내부에서 리더를 만들어낼 있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창업주가 어디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는 고민이 되는 부분이고 넥슨은 그것을 해냈다.

- 신기주 저자 강연 중 -

이렇게 생각하면 다시 새로운 인과관계에 부딪친다. 우연을 배태할 만큼의 인물은 어디서 왔는가. 사실 그런 고민을 하기보다는 나도 얼른 미래를 만나러 돌아다녀야 할 텐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우연에 기대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