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쏘아 올린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그 후

2018년 1월, 중국이 폐기물 수입 금지를 선언하면서 세계 각국은 이른바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을 겪게 됐습니다. 과거 중국이 쓰레기를 원자재로써 받아들이던 시대가 완전히 끝난 셈이죠.

 

미국 조지아대 연구진은 중국의 이 조치로 인해 전 세계에서 재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량이 2030년까지 1억 11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과거 중국으로 수출되던 폐기물은 태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분산되고 있지만, 모두 감당하기는 부족합니다.* 한국도 갈 곳을 잃은 재활용 쓰레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죠.

* 관련 기사: China's recycling ban has sent America's plastic to Malaysia. Now they don't want it -- so what next (CNN, 2019.4.26)

 

2018년은 중국의 정책 변화를 계기로 세계가 플라스틱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된 한 해였습니다.

 

먼저 영국 테리사 메이(Theresa May) 총리는 2042년까지 불필요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최소화하겠다는 중장기 플랜을 공식화했습니다.*

* 관련 기사: Theresa May defends 'long-term' plastic waste plan (BBC, 2018.1.11)

 

UN은 2018년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주제로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의 탈출'을 정하며 일회용 비닐봉지, 플라스틱 용기 사용 시 과세하는 안을 권고했습니다. 유럽의회는 이듬해 해양 쓰레기 감소 방안으로 빨대, 플라스틱 면봉 제조 금지를 조치하겠다고 발표했고요.* 한국 역시 정부가 나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관련 기사: Ban on single-use plastic items approved by European Parliament (BBC, 2019.3.28)

'뭐 먹을까' 대신 '뭐 시킬까?'

다양한 국가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중국 내 사정은 좀 다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적 노력이 무색하게도 중국의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면서 재활용하지 못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요.

 

기사는 그 중심에 음식배달이 있다고 말합니다. 중국에서도 환경오염을 막고자 2008년 6월 비닐봉지 사용제한령을 발표하고 10년째 이를 시행해오고 있는데요.* 앙시망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비닐봉지 사용제한령이 환경오염 방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음식배달 등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면서 그 효과가 상쇄됐다고 합니다.

* 관련 기사: '비닐봉지 제한령' 10년 中, 음식배달 등 신규수요로 효과 부진 (연합뉴스, 2018.6.7)

 

바쁜 현대인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배달 서비스죠. 우유나 채소 같은 신선식품부터, 온갖 일상용품, 식사까지도 앱으로 주문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전 세계에 정착됐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죠. 요즘 중국 기업의 점심시간에는 아무도 '뭘 먹을까?'라고 묻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뭐 시킬까'라고 묻는 것이 일반적인 제안이 됐습니다. 시켜 먹는 편이 더 빠르고, 더 편하고, 더 저렴하니까요!

 

최근 몇 년간 중국 내 음식배달 시장은 급성장을 이뤘습니다. 이 배경에는 두 테크 공룡의 출혈 경쟁이 한몫했습니다. 텐센트의 메이투안과 알리바바의 어러머가 그 주인공입니다. 두 서비스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식당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고객에게는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지속합니다.

 

2018년 여름 어러머가 인센티브 마케팅을 위해 지출한 돈만 500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 치열한 경쟁의 여파가 음식배달 시장 전체의 성장을 끌어낸 것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에 불을 끼얹은 셈이죠. 아래 표에는 이런 사실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 관련 기사: 중원의 혈투 (위클리비즈, 2019.5.10)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규모 (자료 출처: 아이미디어 리서치)

대안은? 일단 덜 써야 한다!

야식 배달을 한 번 시킬 때마다 일회용 용기와 수저 등 비닐봉지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의 쓰레기가 남습니다. 밥 한 끼 주문했을 뿐인데, 엄청난 쓰레기에 아연한 경험이 다들 한 번씩 있으실 겁니다. 저 또한 음식배달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 아래에는 급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있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과학 저널리스트 수전 프라인켈(Susan Freinkel)은 "페트병이 재활용된다는 믿음이 죄책감 지우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Martijn Baudoin/UnsplashCNN은 2015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132킬로그램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63개국 중 무려 3위입니다. 재활용도 쉽지 않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7년 기준 연간 875만 톤에 달하는데, 그중 70퍼센트 이상이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입니다.*

* 관련 글: 플라스틱 쓰레기의 역습은 이미 시작됐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9.6.5)

 

그린피스 말레이시아 사무소가 2018년 11월 발표한 '재활용 신화'라는 보고서에서는 쓰레기 수입국에서는 제대로 신고 하지 않은 쓰레기의 대량 유입과 불법 투기, 소각 등으로 현지 주민이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환경단체는 비닐봉지나 일회용 컵을 규제하는 수준을 넘어 플라스틱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합니다. 총체적인 소비 감축 로드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재활용률을 높이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도 병행되어야겠지만, 획기적인 소비량 절감 없이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 포장재가 '만능키'처럼 오해받지만, 경제성을 갖추고 상용화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리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플라스틱 소비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습니다.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일회용 빨대 사용을 최소화하고, 성실히 재활용하는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포괄적인 정책적 고민 없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현 상황을 개선하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생산자의 책임, 정부의 정책적 지원 범위에 대한 논의를 기반으로 규제범위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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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포트는 2019년 6월 14일에 발행된 것으로, 일부 참고 링크의 경우 만료될 수 있습니다. help@publy.co로 말씀해주시면 빠르게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