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감시를 감시하는 세계

최근 들어 해외 매체에서 중국 내 소수민족 중 하나인 위구르족에 대한 보도가 급증했다. 큐레이션 한 뉴욕타임스의 꾸준한 취재는 물론이고 복스(Vox) 그리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에서 중국이 위구르족을 테러집단으로 취급하며 어떻게 감시하는지 보도 중이다.

 

이들 보도는 어떤 외교적 어젠다를 다루지 않다. 대신 중국의 기술을 도마 위에 올린다. 중국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의 무역분쟁과 신장자치구 감시에 사용하는 기술 말이다.

 

결국 중국이 자랑하는 최첨단 IT가 인권침해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방법으로 국내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수출될 가능성에 세계가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복스의 신장자치구의 강제수용소 관련 기사 ⓒVox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CETC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시큐리티(security) 보안 기술을 강조한다. 이 보안 기술은 흔히 말하는 개인정보보호가 아니다. 국가의 안전, 즉 '안보'의 개념에 가깝다. 중국 정부가 100% 소유한 공기업이고, 군사 기술을 개발해왔고, 무엇보다 중국이 테러 방지를 이유로 발전시켜온 감시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CETC와 함께 주목받는 기업이 하이크비전이다. 또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는 화웨이도 있다. 하이크비전은 스스로를 '세계 최대 감시카메라 제조업체'라고 자랑할 만큼 세계적 기업이다. 화웨이 역시 빠르게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5G 장비의 선두주자가 됐다.

 

이 기업이 모두 위구르족 감시에 동원된다. 사실 동원이라는 말이 적절하지는 않다. 중국 정부가 신장자치구 감시 작업에 쏟아붓는 돈이 결국 기업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기자의 표현대로 '골드러시'라고 하는 게 맞다.*

* 기사에서는 골드러시(gold rush)를 '돈방석'이라 번역했다.

국민을 감시하는 정부, 정부를 감시하는 국민

강대국의 첨단기술 발전은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특히 군사안보 기술과 밀접하다.

 

미 항공우주국에서 세금으로 진행한 연구가 민간 기업에 확산돼 미국의 기술 발전을 도왔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 국방성 주도로 만들어진 인터넷과 GPS 기술은 현대인의 삶에 필수 불가결한 보편 기술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건 비록 안보 기술이어도 민간에 개방해도 좋겠다고 판단할 수 있는 민주적인 사고방식과 절차의 존재 때문이다.

 

구글이 미 국방성과 함께 군사용 AI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메이븐'과 중국 검색시장에 재진출하는 이른바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구글은 직원들을 설득하거나 직원들의 반발에 포기해야 했다. 이 모두 국가 권력과 민간부문 사이에 존재하는 건강한 긴장 때문이었다.

구글은 군사적 목적으로 미국 국방부에 AI 기술을 제공해왔지만 직원들의 청원서와 항위 시위에 기술 지원 계약 연장을 접었다.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는 중국이 중국용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자 한 프로젝트로, 직원들은 중국의 탄압과 인권 유린을 돕게 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Paweł Czerwiński/Unsplash국가가 안전보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권을 침해하는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문제는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시민의 힘이 존재하느냐이다.

 

뉴욕타임스는 그런 시민의 힘이 살아있는, 미국이라는 국가의 자유로운 언론이다. 그래서인지 이 기사에는 중국이라는, 갈수록 전체주의를 닮아가는 한 국가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하지만 미국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사실 미국도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에 CETC나 센스타임(Sense Time)* 같은 기업이 중국 정부를 강력한 고객으로 갖는다면, 지금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그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아마존 일부 주주가 안면인식 기술을 미국 정부에 팔지 못하도록 저지하려다 결국 실패한 일도 있었다.**

* 중국의 안면인식기술 개발업체

** 관련 기사: Amazon defeated shareholder's vote on facial recognition by a wide margin (Tech Crunch, 2019.5.28)

 

감시 기술의 발전은 인간유전자 편집기술과 점점 비슷한 양상을 띤다. 두 기술 모두 완벽한 감시가 가능하다. 선진국 시민은 이를 저지하려고 하지만 그들의 저항은 점점 힘이 약해지거나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는 동안 인권 의식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국가 권력이 강한 중국과 같은 나라가 기술적 약진을 보인다. 다만 그 대상이 중국 내 소수민족이라는 점이 다를 뿐, 인류는 모두 한배를 타고 있다.

 

이 기사는 어쩌면 전 세계가 머지않아 마주하게 될 미래의 아주 우울한 버전을 소개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