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의 숙명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제공하는 편견(偏見)의 사전적 정의는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다. 이는 '치우칠 편(偏)'과 '견해 견(見)'의 뜻을 아주 정확하게 표현해 낸 문장이다.

 

하지만 나는 편견을 담은 말이나 행동에 단순한 치우침 이상의 불편한 느낌이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가장 공감했던 정의는 옥스퍼드 영영사전에 수록된 편견(prejudice)의 첫 번째 뜻풀이다. 그 뜻풀이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실제 경험이나 근거에 바탕을 두지 않은 선입견'이다.

 

다시 말해 편견이란 실제로 어떤 상황을 경험해 본 적도, 그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도 못한 사람이 품는 얄팍한 선입견이다. 이렇게 얕고 무신경한 바탕에서 나온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프리랜서가 마주하는
편견은 광범위하다
구체적인 직업군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한 선입견의 원천은 대개 프리랜서의 일이 '재미있고, 창의적이고,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롭다'는 이미지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나도 영어 좀 하는데, 번역가나 해볼까?" 혹은 "나도 코딩 좀 하는데, 개발자나 해 볼까?"라는 식으로 듣는 사람의 의욕을 확 꺾어 놓는 무신경한 발언은 사실 매우 애교스러운 축에 속한다.

ⓒ서메리

프리랜서들이 겪는 편견은 단순히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생계나 생활에까지 직접적인 불편을 초래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고민은 정해진 직장이 없다는 이유로 가사와 육아를 온전히 떠안고, 각종 집안 행사에 1순위로 동원되는 바람에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제대로 낼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사무실과 출퇴근 시간이 있든 없든 일을 향한 열정은 다를 것이 없는데, 상대방의 직업에 대한 몰이해와 배려 부족이 한 개인의 커리어에 의도치 않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프리랜서의 특성을 악용하는 일부 클라이언트의 이기적인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