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을 찾아가는 여정

왜 회사의 이름이 나를 대표해야 할까?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데 꼭 하나의 직장에만 다녀야 할까?

일자리의 변화가 있을 거라는데, 나에게 그 변화는 어떻게 찾아올까?

조금 엉뚱한 질문이지만, 이 질문들을 마음에 품고 엄청난 고민을 하며 살았던 시절이 있습니다. 고민만 하길 몇 달,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보자'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저만의 일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2017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3개월 동안 저는 두 개의 회사에 소속을 두고 일했습니다. 한 회사에 2일, 다른 한 회사에 3일을 출근했고, 주간 회의나 주말 회고, 엠티 등에도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녁에는 친구들과 책모임이나 소셜투자 계모임 같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이런 저의 상태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어, 스스로 'N잡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 관련 글: N잡 대모험:월요일 직장 다르고 화요일 직장 다른 사람 (브런치,  2017.8.23)

 

그때 저는 N잡러를 'N개의 소속을 가지고 일하는 팀플레이어'라고 정의했어요. 소속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고, 소속된 곳마다 다른 모양의 로열티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일의 리듬이나 환경은 프리랜서로도, 투잡족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요소가 있었거든요.

 

요즘엔 N잡러라는 말을 많은 사람이 사용합니다. 정의는 서로 다르지만, '내 일에 스스로 이름 붙이며 일할 수 있다'는 핵심 가치는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합니다.

 

13개월 동안 N잡러로 일하면서 저는 저를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지, 누구와 일할 때 제대로 일할 수 있는지, 왜 일하는지,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뭔지, 어떻게 쉬는 사람인지까지요. 시간을 관리하고, 협업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좌충우돌하면서 조금씩 스스로를 알아갔어요. 자신의 욕구와 일을 대하는 태도, 일의 스타일을 아는 것이 일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깨달았습니다. 이를 통해서 다음 커리어도 자연스럽게 설계할 수 있었고요.

 

지금부터 소개할 서메리님의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프리랜서가 된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일하기 위해 나를 더 잘 알아야 하고, 일해 나가면서 더 깊게 나를 알아갈 수 있다"고 얘기하는 서메리님의 일 여정은 직장 안팎에서 스스로 변화를 만들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팁을 전해줍니다.

 

하지만 프리랜서가 되는 법만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변화하는 일의 시대에 더 길게, 그리고 더 나답게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거든요.

 

제롬 글렌이 쓴 <세계미래보고서 2055>를 보면 2020년에는 40%가 프리랜서, 2055년에는 거의 모두가 프리랜서로 일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이건 '모두가 프리랜서가 될 것이다'라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상상하지 못하는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이 일하게 될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모두가 자기다운 모양으로
일하는 세상이 온다
설레는 말입니다. 하지만 자기다움이 뭔지,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오늘의 우리에겐 조금 불안한 말이기도 하지요.

 

이 부분에서 미래를 조금 먼저 살아간 서메리님이 자신의 경험을 꼼꼼히 기록하고 우리에게 공유한 것은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래를 가늠해보고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우리를 상상하게 할 다양한 이야기가 필요하니까요.

ⓒ서메리<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를 소개할 큐레이터로서, 책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 부분을 발췌하고 저의 N잡 경험도 곁들여 설명했습니다. 같은 경험이지만 다른 해석을 하는 부분도, 다른 경험이지만 비슷한 발견을 한 부분도 있습니다.

 

더 생각해보면 좋을 질문도 함께 넣어두었습니다. 책 내용과 저의 코멘트가 결론이 되지 않고, 저마다의 생각을 시작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퇴사를 앞두고 다음 커리어를 고민하시는 분
  • 나의 일 습관이나 태도를 정리해보고 싶은 분
  • 사이드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 프리랜서의 일과 삶이 궁금하신 분

좋은 책을 읽으면 좋았던 부분에 밑줄을 긋고, 더 좋으면 포스트잇을 붙여서 메모합니다. 함께 읽을 분들에게 포스트잇에 적힌 메모를 전한다는 마음으로 문장을 고르고, 썼습니다.

 

독자분들이 나다운 일을 상상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큐레이터 홍진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