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어도 물에 잠기면 무슨 소용 있나요

Editor's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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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온도계 회사 네스트(Nest)의 공동창업자 로저스(Rogers)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축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과학자들은 급격한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탄소 저감기술이 필수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실망스러웠다.

실리콘밸리에
차고 넘치는 벤처캐피털 중
기후변화에 관심 있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웠다

아내 스와티 미라바라푸(Swati Mylavarapu)와 함께 인사이트 벤처(Incite Ventures)를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로저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탄소 문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돈이 되는 기술'을 선택하죠. 사진 공유 앱이나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는 투자자가 망설이는 이유를 잘 안다. 2000년대 클린테크(clean-tech)의 호황기 때* 환경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사람들이 큰 손실을 보았다. 이 분야의 스타트업을 성공시키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10년 전에 깨달은 것이다.

* 관련 기사: Start-Up Fervor Shifts to Energy in Silicon Valley (The New York Times, 2007.3.14)

 

하지만 로저스는 개의치 않는다.

돈을 정말 많이 벌어도 지구가 물에 잠기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 생명공학이나 에너지 기업보다 훨씬 쉽게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다는 게 테크 업계의 상식이다. 인터넷 기반 스타트업이 줄줄이 상장하면서 투자자에게 수십억 달러를 안겨주자 이런 시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리서치 회사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클린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감소해왔다. 2018년 클린테크 투자액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투자액의 15%에 불과한 66억 달러(약 7조 8000억 원)에 그쳤다. 이중 탄소 저감기술 스타트업에 돌아간 금액은 극히 일부다.

 

탄소 저감기술에 대한 투자 부족은 인류 생존과 직결하는 문제다. 2018년 가을, 권위 있는 과학단체 두 곳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이 줄어든다 해도 이미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 수십억 톤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기술이 개발되어야 급격하게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