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리를 하시나요?

저는 개인주의적인 사람입니다. 사회·정치학적으로 개인주의를 정의한다면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어떤 대단한 결심이 있어서 정리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더 편안한 환경을 만들고, 내 에너지를 정말 필요한 곳에 잘 쓰기 위해서였어요.

 

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던 정리 방법과 습관에 대해 자세히 쓰다 보니, 정리에 관한 다양한 언급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아주대학교의 김경일 교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그는 "목표하는 과업을 작은 단위로 쪼개면 순서가 생기고, 마음의 눈금이 정교해진다"라고 설명합니다.

 

* '쪼개라, 지각하지 않을 수 있다' 김경일 교수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 ⓒrmp Contents

 

제가 포스트잇으로 업무를 관리하는 방법* 역시 하는 일을 최소 단위로 쪼개는 과정이었습니다. 일을 쪼개고, 순서를 정해 처리하고, 이후 완료된 업무를 표시함으로써 진행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마음의 눈금이 정교해졌기 때문에 일을 더욱 부지런히, 또 체계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관련 글: 챕터3 일잘러가 알려주는 업무 관리법(1): 포스트잇, 에버노트, 이메일 (PUBLY, 2019.4)

 

이렇게 정리의 기술을 내재화하면 일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회의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정교하게 구성하여 루틴으로 만들면,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일 자체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감소하는 거죠.

 

여행 준비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이전에 다녀왔던 여행 자료를 템플릿으로 활용하여 정해진 순서를 만들어두면 다음 여행도 막연한 고민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행 준비에 드는 시간과 자원을 아낄 수 있고요.

정리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셨던 것 같아요. 깨끗하게 정리를 해두면 나중에 다시 봤을 때도 쉽게 인지할 수 있으니까.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를 수석 졸업한 배예찬 군이 SBS 스페셜에서 했던 이야기입니다. 예찬 군의 아버지는 늘 정리를 강조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방송을 보던 저도 무척 공감했는데요. 결국 어떤 자료를 저장하고 기록하는 이유는 더 잘 기억하고 활용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제가 개인 콘텐츠를 정리하는 이유 역시 나중에 다시 찾기 쉽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리가 습관이 될수록 정보를 기억하기도 훨씬 쉬워집니다.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 정리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부수적인 효과 중 하나가 기억력 향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