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구축의 키 포인트, 풋볼 디렉터

스페인에서는 축구 지도자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고 한다. 하나는 팀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건축가 유형, 다른 하나는 갖춰진 모델을 토대로 운영의 묘미를 보이는 관리자 유형이다.

 

건축과 관리, 그 모두가 빼어난 인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보통 한 팀의 사이클은 4년 주기로 돌아가는데, 그때마다 사령탑 역시 교체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A팀의 수장이 바뀌었다고 그 조직의 방향성까지 변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름지기 조직이라면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

 

잊지 말아야 하는 건 그 이면에 있는 사람의 존재이다. 제도와 시스템은 사람이 만들어내고,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을 읽을 때,
그 조직의 색깔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축구 클럽에서 그러한 위치에 있는 존재는 누구일까. 바로 '풋볼 디렉터'이다. 스포츠 디렉터 혹은 테크니컬 디렉터라고도 불리는 이 직책은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역할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풋볼 디렉터라는 직업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페인의, 그중에서도 스페인 3부 리그 우니온 아다르베(AD Unión Adarve)의 풋볼 디렉터, 오스카 페르난데스(Oscar Fernandez)와 함께 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기존 아이디어 적용하며 나만의 모델을 만들라

오스카 페르난데스, 우니온 아다르베 풋볼 디렉터

후에고(이하 생략): 포르투갈의 전술 주기화, 스페인의 통합적 방법론 등 이론적으로 다양한 접근방식이 존재합니다. 지도자들은 그 이론을 토대로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구축하겠죠. 당신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오스카(이하 생략): 몇 년 전에 과르디올라가 자신을 '아이디어를 도둑질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아이디어에 자극을 받으며 조금씩 전진해 나가기 마련입니다. 전술 주기화든 통합적 방법론이든, 자신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것들을 적용해 나가다 보면 비로소 나만의 모델이 탄생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