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새로운 디자인 중심지

방콕 엠포리엄 백화점 최상층에 있던 태국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센터(Thailand Creative Design Center, 이하 TCDC)가 어느 날 올드타운인 차런끄룽 로드(Charoen Krung Road)로 거처를 옮겼다. 이를 시작으로 차런끄룽 로드는 방콕의 새로운 디자인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TCDC는 태국 정부기관 지식관리 개발 사무국(Office of Knowledge Management and Development, OKMD)의 산하 기관으로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 센터다. 차런끄룽 로드에 새로 자리한 TCDC는 1940년대에 세워진 그랜드 포스털 빌딩(중앙우체국)을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한 후 2017년 새롭게 오픈했다.

 

그동안 방콕에서 가장 럭셔리한 백화점 내에 위치해 방콕을 디자인 도시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TCDC가 이름도 생소한 차런끄룽 로드로 갑자기 옮기자, 많은 이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에 대한 반증이라도 하듯, TCDC는 리노베이션이 끝나자마자 '차런끄룽 지구 재정비(Redefining the District Charoenkrung)'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부와 협력해 공공 서비스와 공공시설 개선, 공동 창작 프로젝트, 지역사회 경제 개발 및 민간 부문 투자 증진, 녹지 공간 확충 등 지역 재생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방콕의 가장 오래된 지역인 차런끄룽을 크리에이티브 지구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진 것이다. 실제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TCDC에서는 온라인 전시회,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워크숍, 디자인 페스티벌 등 다양한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주이킴과거 차런끄룽 지역 인근에는 오래된 폐공장에서 탈바꿈한 복합 문화 공간인 잼팩토리(The Jam Factory)가 있었다. 이곳은 TCDC를 계획한 태국의 유명 건축가 두앙그릿 분낙(Duangrit Bunnag)이 방콕 도심에 있던 자신의 건축 회사를 이전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한 후, 남는 공간에 카페와 서점, 갤러리, 편집숍, 레스토랑 등을 만들며 탄생한 공간이다. 주말마다 플리마켓과 작은 공연도 열려 현지인과 여행객들 사이에선 매우 유명하다.

 

두앙그릿 분낙은 잼팩토리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는 차런끄룽 30번 골목에 웨어하우스 30(Warehouse 30)이라는 또 다른 공간을 오픈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창고로 사용하던 약 1200평의 공간을 로컬 디자인 상점, 미술관, 카페 등 창의적인 멀티플렉스로 탈바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