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우리의 방법

'도시'와 '자연'에 관한 글이라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시나 국가, 아니면 기업이 나서야 할 일이니 개인적 의견은 투표권을 행사할 때나 발현해야겠다 싶었죠.

 

하지만 가든 디자인 공부를 시작하면서 뉴욕, 런던 등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자연과 도시라는 주제를 파고 들어갈수록 느꼈습니다. '개인'이 움직이지 않으면 실질적인 변화는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도시는 살아 있는 유기체 같아서
예산 규모가 아닌 '공감'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도시 계획 전문가들은 '신도시'라는 개념에 예산을 쏟아 부었으나 실패했던 사례에 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 화려하고 현대적인 도시를 건설하더라도, 정작 그곳을 삶으로 채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하죠.

 

짧은 기간 만들어진 신도시는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이미지화하여 제시하지만, 실제로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문화는 절대적 숙성 기간을 요구합니다. 이를테면, 이웃, 아이들의 친구들, 오랜 단골 식당이나 카페, 작은 책방, 그리고 그곳들을 운영하는 가게 주인과의 소소한 대화 같은 것들 말이죠.

 

제가 만난 사람 중에는 이런 '작은 일'을 통해 지역을 변화시키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맞는 두어 명이 시작한 옥상의 채소 텃밭이 브루클린의 커뮤니티 플랫폼이 됐고, 젊은 청년 둘이 시작한 도시 농업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사업은 지역의 주요 교육 및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챕터 2에서 소개한 런던의 국립공원도시 이니셔티브는 레이븐 앨리슨(Raven-Ellison)이라는 한 시민운동가가 영국 전역의 국립공원을 모두 여행한 후 떠올린 아이디어로 시작했습니다.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 역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프렌즈 오브 하이라인(Friends of Highline)에 의해 현실화되었고, 그 모델을 따라 런던의 하이라인을 만들자는 프렌즈 오브 캠든(Friends of Camden)이 조직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커뮤니티 가든을 운영하는 주민들, 공원의 자원봉사자들 한명 한명의 손길이 없었다면, 도시에서 자연을 누리는 건 더욱 사치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